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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기픈나모

신윤복
2009.01.07 14:43

이승영기(尼僧迎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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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신윤복(申潤福,蕙園)
이승영기.jpg
이승영기(尼僧迎妓) : 비구니가 기녀를 맞이하다

버드나무 가지에 새 잎이 돋는 봄날, 장옷을 입은 여인과 보퉁이를 든 여인이 절에 찾아가는 그림이다. 대삿갓을 쓴 여승이 웃으며 맞이하고 있고, 가까이 개울을 그려 넣고는 다른 배경은 과감히 생략해 버렸다.

장옷은 원래 서민의 여인들이 외출할 때 입고 다니는 옷이다. 치마여밈을 보자. 양반집 여인들만이 왼쪽으로 여미게 되어 있는데, 여기에 보이는 장옷 입은 여인은 치마를 오른쪽으로 돌려 여미고 있다. 기생이 아니면 서민 가운데 부잣집 여인으로 보인다. 이상하게도 뒤 따라오는 여인이 양반집 여인들의 치마 여밈을 하고 있다. 즉 앞선 여인과 그 하인으로 보이는 여인의 치마 여밈이 바뀐 것이다.

어떻게 된 일일까? 신윤복이 김홍도처럼 그림을 바꿔 그렸을까? 이것은 당시 사회가 어땠는지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이 때는 이미 조선후기로 신분질서가 무너져 일반 서민들도 장사 등으로 큰 부자가 되는 경우가 많아서 돈으로 양반직을 사기도 했다. 그리고 아무리 양반집이었다고 해도 재산이 넉넉하지 않은 이상 벼슬에 오르는 사람이 없으면 먹고 살기가 힘들었다. 즉 먹고 살기 위해서 남의 집 일을 돌보는 사람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난한 양반들은 하층민으로 전락하기도 했다. 이러한 당시 조선후기의 상황을 염두에 두고 이 그림을 보자.

여기 하인으로 보이는, 보퉁이를 든 여인은 가난한 양반집 여인으로 남의 일을 돌보고 있지만 그 자신 양반출신이라는 것을 드러내 놓고 싶었을 것이다. 그래서 비록 지금은 보잘 것 없지만 기생의 시중을 들지는 않았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장옷을 입은 여인은 부잣집 서민의 여인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신분사회가 급속히 무너져 내린다 해도 뿌리 깊게 내려온 습관과 관습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이 그림은 보여주고 있다.

또 하나 고려시대를 부정한 조선은 그 사회의 모순이 불교가 거대화되면서 권력화한 것도 한 역할 했다고 보았다. 즉 불교를 부정하고 새로운 사회이념으로 유교를 선택, 신라 때부터 이어져 내려온 불교를 금지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왕실에서조차 지켜지지 않았으니 일반 백성들에게는 더 말할게 무엇이랴. 거대화, 권력화하면서 발생되는 부정과 퇴폐는 필연이자 모든 문제의 근원. 불교도 예외는 아니었으니, 오히려 바깥출입이 자유롭지 못했던 조선시대 여인들에게 산사에 기도하러 간다고 하는 것은 외적으로 명분이 서는 일이었고 내적으로도 하나의 커다란 탈출구였다.

그 속에서 벌어지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근절시키고자 했으나 그것은 법으로도 막지 못했다. 아들 낳기 위한 기도를 하러 간다는데 누가 막을 소냐. 지금은 별 볼일 없지만 양반출신으로서 남의 집 일을 봐 주는 입장에서 가뜩이나 못마땅한 여인은, 절에 가는 여인과 맞이하는 승려의 봄날 화사한 햇살 같은 밝은 얼굴과는 반대로 현재의 자기 처지가 얼마나 못마땅할까. 자신의 집안이 한창 좋았을 옛날이었으면 그 입장이 바뀌었을 텐데... 부러움과 시샘이 겹쳐 얼굴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출처]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연애와 기방'|작성자 허접거사

한국의 그림 미술관이나 화랑(畫廊)에 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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