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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기픈나모

신윤복
2009.01.07 14:49

청루소일(靑樓消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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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신윤복(申潤福,蕙園)
청루소일.jpg
청루소일(靑樓消日) : 청루에서 시간을 보내다

간단한 선으로 그려넣은 단순한 배경에, 탕건(갓 아래에 받쳐 쓰던 관으로 말의 꼬리나 갈기털인 말총으로 만들었다)을 쓴 남자가 방안에 앉아 있고 생황(중국 묘족(苗族)이 만든 악기로 조선시대에 많이 수입되었다고 한다)을 든 기생이 앉아서 집으로 들어오는 여인을 바라보고 있다. 들어선 여인은 전모를 썼는데, 그 아래 검정 가리마(원래 궁중의 의녀들이 쓰던 것이다)가 보이고 있다. 어디 나들이 갔다 오는지 뒤따라 오는 아이는 보퉁이를 들고 있다.

따라오는 아이가 기생에 비해 너무 작아 보인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키가 작아서, 어린아이라서, 기생보다 뒤에 위치해서 그럴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아주 오랜 옛날에 그려진 고분벽화 등을 보면 중요하지 않은 시중드는 시녀같은 사람은 작게, 왕이나 그만한 지위의 인물 등 중요한 사람은 아주 크게 그려 넣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그림에서 심부름하는 이 아이의 역할은 크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혜원의 그림에는 이런 경우가 종종 표현되기도 한다. <단오풍정>의 보퉁이를 이고 오는 여인도 다른 기생들보다 좀 더 작게 표현되었고, <장옷 입은 여인>의 왼쪽 아래 아기 업은 사람도 유난히 작게 그려져 있다. 이것은 이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인물들이지만 이 그림을 보는 우리 같은 사람의 입장이 되어 그림 속에서 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이 지켜봄으로써 자칫 밋밋해질 수 있는 그림 속 인물들 사이에 긴장감이 생기고 그 느낌을 우리가 느낄 수 있으니 말이다.

[출처] [혜원 신윤복]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 '연애와 기방'|작성자 허접거사

한국의 그림 미술관이나 화랑(畫廊)에 가지 않아도 좋아하는 그림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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