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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륜행실도(五倫行實圖)

by 강창석 on Jan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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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찬(간행) 1797
원문 출처 http://www.hangeulmuseum.org/
오륜행실도 표지1797년(정조 21)에 심상규(沈象奎) 등이 정조의 명을 받아 《삼강행실도(三綱行實圖)》와 《이륜행실도(二倫行實圖)》의 두 책을 합하고 수정하여 간행한 책이다. 책의 제목이 말해 주듯이 이 책은 중국과 우리 나라의 역대 문헌에서 ‘오륜(五倫)’의 ‘행실(行實)’이 뛰어난 인물을 가려 뽑아 해당 인물의 사적(事蹟)을 시(詩)・찬(贊)과 더불어 엮은 일종의 교화서(敎化書)이다. 중국에서 133건, 우리 나라에서 17건, 도합 150건의 사적을 효자(孝子)・충신(忠臣)・열녀(烈女)・형제(兄弟)・붕우(朋友)의 5권에 나누어 실었다. 교화의 목적상 사적마다 사적 내용이 요약된 도판(圖版)을 앞에 실었는데 이는 서명(書名)에 ‘圖’가 포함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이 간행된 경위는 이만수(李晩秀)가 쓴 서문에 잘 드러나 있다. 그에 의하면 우선 《오륜행실도》는 1797년(정조 21) 정월 초하루 정조가 내린 윤음(綸音)에 따라 《향례합편(鄕禮合編)》 등과 동시에 편찬 작업이 시작되었다. 같은 해의 실록에 ‘七月丁亥日…鑄字所印進五倫行實’이라는 기록이 나타나는 것을 보면 7월 20일까지는 간행이 완료된 것을 알 수 있다. 서문에서는 또한 간행 목적이 궁극적으로 향례(鄕禮)의 강행(講行)에 있었음을 밝히고 있다. 향례의 실천을 위해서는 《향례합편(鄕禮合編)》이라는 별도의 책이 편찬되고 있었지만 이러한 실천서가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교의 기본 윤리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었다. 《오륜행실도》는 바로 이에 부응하기 위하여 《삼강행실도》, 《이륜행실도》와 같이 기존에 널리 보급된 윤리서를 저본(底本)으로 하여 간행된 것이다.

이 책의 전체 체재는 크게 서문 부분과 본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권수의 서문 부분에는 간행을 명하며 정조가 내린 윤음(“御製養老務農頒行小學五倫行實鄕飮酒禮鄕約綸音”)을 위시하여 ‘五倫行實圖序’, ‘三綱行實圖原序’, ‘三綱行實圖原跋’, ‘二倫行實圖原序’, ‘校印諸臣’ 등이 차례로 실려 있다. ‘五倫行實圖序’ 외에 《삼강행실도》의 서문과 발문, 《이륜행실도》의 서문이 더 실린 것은 《오륜행실도》가 이들 두 책을 저본으로 합책, 간행된 사실을 보이기 위한 것이다. ‘校印諸臣’ 부분에는 간행에 관여한 신하가 나열되었는데, 교열(校閱)에 이병모(李秉模), 윤시동(尹蓍東) 등 2인, 감인(監印)에 이만수(李晩秀), 심상규(沈象奎), 김근순(金近淳), 신현(申絢), 오태회(吳泰曾), 김이영(金履永), 조석중(曹錫中), 홍석주(洪奭周) 등 8인의 이름이 보인다.

오륜행실도 내용 그림5권으로 나뉜 본문 부분은 오륜(五倫)의 순서에 맞춰 분권되었다. 각 권은 권수에 목록을 실었는데 권1-3은 《삼강행실도》와, 권4-5는 《이륜행실도》와 목록 내용이 대체로 일치한다. 다만 《이륜행실도》에서는 수록 사적을 ‘兄弟・宗族・朋友・師生’에 나란히 나누어 실은 반면 《오륜행실도》에서는 오륜에 맞추어 ‘兄弟’와 ‘朋友’를 분권하고 ‘宗族’과 ‘師生’은 각각의 부록이 되도록 한 차이가 있다. 권5의 권말에는 주자발(鑄字跋)이 붙어 있는데 《오륜행실도》를 주자소(鑄字所)에서 정리자(整理字)로 인반(印頒)케 한 사실이 밝혀져 있다. 그러나 동활자인 정리자로 된 부분은 각 사적의 한문 원문일 뿐이고 이에 대한 언해문은 목활자로 되어 있다. 이 목활자의 글자체는 개화기에 들어 서양식 신식 인쇄의 활자 제작에 이용되기도 하였다.

이 책의 초간본은 서울의 오부(五部), 8도의 감영, 4도(四都)의 유수부(留守府), 330주현(州縣)의 관리와 향교에 각각 한 질씩 배포되었다. 이처럼 초간본의 배포량이 많은 탓에 이 책은 초간 이후 중간된 경우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현전하는 중간본으로는 1859년(철종 10) 교서관에서 중간된 목판본이 유일한데, 이것도 초간본을 복각한 것에 지나지 않아 내용에는 차이가 없다. 김병학(金炳學)이 쓴 중간 서가 더 들어가고, 중간에 관여한 신하가 ‘校印諸臣’ 부분에 추가된 점, 그리고 5권 4책으로 분책되었던 것이 5권 5책으로 분책된 점 정도가 다를 뿐이다.

이 책은 《삼강행실도》와 《이륜행실도》를 저본(底本)으로 합책, 간행한 것이지만 책의 체제와 내용에서 저본과 차이를 보인다. 우선 저본은 언해문을 한결같이 본문 밖 난상(欄上)에 배치한 반면 이 책은 본문 안에 포함시켜 한문 원문과 나란히 배치하고 있다. 도판(圖版)에 있어서도 저본은 사적(事蹟) 내용을 시∙공간의 변화에 따라 연속 장면으로 구성한 반면, 이 책에서는 핵심 장면 하나에 초점을 맞춰 도판 구성을 단순화하고 있다. 또한 편집 체재에서도 저본과 차이가 있어, 저본에 수록된 사적이 이 책에서는 삭제되거나(“郭巨埋子”, “元覺警父”, “盧操策驢”), 사적의 제목이 바뀌기도 하고(“枋得茹蔬→枋得不食”, “李氏感燕→王氏感燕”, “彌妻啖草→彌妻偕逃”, “元伯同爨→張閏同爨”) 수록 순서가 달라져 있기도 하다(“楊香搤虎”, “孟熙得金” 등). 그러나 단순히 체재를 넘어 내용에 있어서도 이 책은 저본과 적잖은 차이를 보인다. 한문 원문이 전면 달라진 경우(“邦乂書襟”, “岳飛涅背” 등)가 있고, 한문 원문이 동일한 경우에도 번역 태도의 차이로 말미암아 언해문이 새롭게 이루어져 있는 것이다. 대체로 저본에 비해 《오륜행실도》는 가능한 한 원문에 충실하려는 직역(直譯) 태도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오륜행실도_언해문서명에 ‘行實圖’가 포함된 행실도류 문헌은 15세기 중반에 언해본 《삼강행실도》가 간행된 이래 국가적 차원의 핵심 교화서로 자리잡아 한편으로는 중간과 개간을 거듭하면서 한편으로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새로운 행실도로 개편, 간행되었다. 이 같은 행실도류 문헌에서 《오륜행실도》는 ‘종합・수정판’의 성격을 갖는다. 기존의 행실도를 합책, 간행한 점에서는 ‘종합판’이지만 기존의 체재나 내용에 적잖은 수정을 가한 점에서는 ‘수정판’이기도 한 것이다. ‘종합・수정판’의 성격상 《오륜행실도》는 다른 어느 문헌보다도 역사적으로 비교, 연구를 수행하는 데 호조건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행실도와 비교 기반이 확고할 뿐 아니라 간행 시기나 지역 등에 따라 다양한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은 국어사, 미술사, 윤리사 등 여러 분야에서 좋은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특히 이 책의 도판은 당시 도화서(圖畵署)를 중심으로 유행한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화풍을 보여 주는데 기존 행실도의 도판과 함께 조선시대의 회화 자료로서 높이 평가된다.

이 책에 나타나는 언어 현상은 18세기 후반의 다른 문헌과 크게 다르지 않다. “7종성법”이 정착된 까닭에 체언 어간말 /ㄷ/이 ‘ㅅ’ 분철로 표기되는 것이나 [을(意, 1:21b)], 어두 음절에서 경음화[으니(斫, 1:33a)], 구개음화[마시 죠타(味美, 3:58a)] 및 원순모음화[물(水, 1:44a)] 현상이 발견되는 것, 그리고 하향 이중모음의 체언 아래에서 주격 조사 ‘-가’가 사용된 것[가(日, 1:54b)] 등은 대체로 공통된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다른 문헌에서 흔히 보기 어려운 독특한 언어 사실이 발견되기도 한다. 우선 ‘낫이면(晝, 4:32a), 밤낫으로(1:11a, 1:13b)’와 같이 ‘ㅅ’ 분철로 어간말 /ㅈ/을 표기하거나, 또한 각자병서를 일체 쓰지 않고 종래 ‘ㅆ’으로 표기되던 어사를 모두 ‘ㅄ’으로 대체하여 표기한 것[혀(積, 1:40b), (書, 4:34b)] 등은 이 문헌의 표기 특징이라 할 만하다. 또한 ‘아>아’의 재구조화에 따라 종래의 ‘아(<), 아(<)’과 같은 곡용형 대신 ‘아(4:7a), 아(2:72b)’과 같은 새로운 곡용형을 선보이거나, ‘비되(禱, 1:56a)’에서 보듯 ‘-오>-(/으)되>-되’의 변화를 거쳐 현대어 ‘-되’에 이어지는 새로운 활용형을 선보이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 책의 초간본은 국립중앙도서관, 규장각, 장서각 등 여러 곳에 소장되어 있다. 이들 초간본 중 국립중앙도서관본은 1972년 을유문화사에서(주석과 현대어역 포함), 규장각본은 1989년 홍문각에서 각각 영인, 간행된 바 있다.(황문환) 

참고문헌
金元龍(1960), “整理字版 ‘五倫行實圖’”, 圖書 1의 8, 9, 10.
南廣祐(1979), “五倫行實圖 硏究”, 白史全光鏞博士回甲紀念論文集.
유소희(1994), “《오륜행실도》연구”, 동국대 대학원 석사학위 논문.
李民樹 譯(1972), 五倫行實圖, 乙酉文化社.
崔世和(1966), “‘五倫行實圖’의 國語史的 考察”, 淸州大學校論文集 5.
황문환(2000), “유교 윤리의 모범 사례, 《오륜행실도》”, 정조대의 한글문헌, 문헌과 해석사. 

관련항목: 삼강행실도, 이륜행실도, 속삼강행실도, 동국속삼강행실도, 동국신속삼강행실도 
원전보기: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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