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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은 사람, 우파(右派)를 지지해

by 강창석 on Sep 2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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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형근
원제 [김형근 과학칼럼] “겁이 많은 사람, 우파(右派)를 지지해”
출처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00436.html

2009092400419_1.jpg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 왜 진보와 보수로 나누어질까? 왜 좌파적인 성향과 우파적인 성향으로 갈리게 되는 것일까?

 

동서냉전의 상징인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다시 소련이 붕괴될 때만 해도 사람들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의 대립은 끝났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종교적 대립도 막을 내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1960년대 다니엘 벨의 작품으로 지식인 사회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이데올로기의 종언>도 이를 예측한 저서다.

 

그러나 여전히 이념적 대립이 남아 있는 곳은 많다. 우리의 경우는 더하다. 도를 넘어 심각할 정도다. 이제 ‘좌빨’과 ‘우빨’이라는 신조어가 탄생하면서 극한적 대립으로 몰고 가는 양상마저 보인다.

 

흔히 자유민주주의를 신봉하는 이념을 가리켜 우익(右翼)이라고 하고 공산주의 이념을 가리켜 좌익이라고 부르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이 개념은 어떤 특정한 이념을 나타내는 용어라기보다 서로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두 세력의 상대적 관계를 가리키는 용어다. 조건과 상황에 따라 변하는 상대적 개념이다.

 

예를 들어 사회주의 정치체제 내에서도 좌익과 우익이 있고, 자본주의 체제 내에서도 있다. 따지자면 어떠한 정치체제 하에서도 대립하는 두 집단은 있게 마련이고, 두 집단은 성향에 따라 좌익과 우익으로 나뉘게 된다. 또 그 가운데는 샌드위치처럼 끼어드는 중도가 있게 마련이다.

 

우익, 중도, 좌익이라는 말은 프랑스 혁명 당시 국민공회에서 온건파인 지롱드 정당이 의장석을 기준으로 오른쪽, 중간파인 마레 정당이 가운데, 그리고 급진파인 자코뱅 정당이 왼쪽에 자리를 잡은 것에서 유래한다.

 

“정치적 성향은 인체의 종합적인 판단”

 

우리나라는 지역감정이 정치적 성향을 결정하는데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지역감정과는 관계없는 유권자의 경우 좌파와 우파로 갈라놓는 것은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정치적 성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은 바로 사람의 ‘신체적 기질(physical makeup)’이라고 지적했다. 작년 9월 영국 BBC뉴스에서 나온 내용이다. “정치적 성향은 신체적 기질이라는 인체의 종합적인 판단에 의해 결정되는 것으로 생물학적 기반이 크게 작용하며 즉흥적으로 변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는 것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겁이 많거나 위협을 많이 느끼는 사람들은 대체로 우파를 선호하는 경향이 많고, 반대로 어떤 형상(image)이나 소리에 위험을 덜 느끼는 사람의 경우 자유주의의 좌파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큰 소리를 듣고 놀라거나, 흉측한 그림을 보고 잘 놀라는 사람들은 우파적인 성향을 띠며, 비교적 조용하고 삶에 대해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은 좌파 쪽을 택하는 경향이 많다. 다시 말해서 사람의 성격이 정치적 성향을 결정한다는 연구결과다.

 

조용하고 덜 놀라는 사람은 좌파

 

미국 네브래스카 링컨(Nebraska-Lincoln) 대학의 연구팀은 네브라스카 주에 거주하는 46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외적의 습격, 이라크 전쟁, 그리고 사형선고와 애국심 등 여러 가지 공포감을 자아내는 그림과 소리를 접하게 하면서 그들이 보여주는 반응을 체크했다. 그림에는 예를 들어 얼굴에 커다란 거미가 붙어 놀라 자빠지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롯해 구더기가 득실거리는 보기에도 끔찍한 커다란 상처도 있었다.

 

연구진은 지원자들의 각기 다른 상황에 따라 나타나는 심리적 반응을 진단하기 위해 그들의 피부와 눈꺼풀의 떨림 등 전기전도도(electrical conductance)를 측정했다. 그림과 소리에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를 측정하기 위해서다.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쉽게 놀란 사람들은 우파성향으로 사형제도를 찬성했고 대단히 방어적이었다. 그리고 낙태에는 반대했다.

 

우파는 방어적 성격, 좌파는 베푸는 성격

 

연구팀을 주도한 이 대학의 존 히빙(John Hibbing) 교수는 “반면 외부의 충격에 덜 민감한 사람들은 외국에 대한 원조를 비롯해, 자유이민, 평화주의, 그리고 총기단속 등에 지지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히빙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사회의 한 구성원인 개인이 성향에 다라 사회에 대해 어떤 요구를 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진행했다”고 설명하면서 “정치적인 성향이 개인이 처해 온 환경이나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는 기존의 사고와 달리 생물학적 기반에 따라 결정된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서 어릴 때 너무나 고생하면서 컸다고 해서 좌파가 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고생이라곤 전혀 모른 채 부자집안에서 컸다고 해서 보수인 우파가 되는 것도 아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사회주의 혁명에 뛰어든 사람들 가운데는 오히려 집안이 좋은 지식인들도 많다. 레닌이 대표적이다. 또 가난한 나폴레옹은 우익의 대표적 케이스다.

 

이 연구가 맞는다면 하늘이 무너져도 꿈쩍하지 않을 정도로 배포가 큰 사람은 좌파일 것이고, 혹시 하늘이 무너질까 봐 근심 걱정으로 살았던 옛 중국 기(棋)나라 사람들은 우파였을 것이다.

 

어쨌든 근심걱정이 많은 시대다. 우파 좌파 할 것 없이 용기와 배포를 갖고 넉넉하고 용서하면서 살아갔으면 한다. 요즘 좌파와 우파의 대립을 보면 그야말로 살벌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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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2]박재성 2009.09.30 07:17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사람의 성격과 좌,우익을 관련시켜 연구한 것이 인상적이네요. 하지만 위의 글을 잘못 이해하여 무조건 우파는 방어적이다 무조건 좌파는 베푸는 성격이다 라고 섣불리 판단하는 우를 범해선 안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 말 또한 인상 깊네요. 노선이 다르다고 서로를 심하게 배척하는 모습이 매스컴에도 자주 보여 안타까웠었는데 저부터라도 '나와 다름'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 칼럼과 한국인이야기 그리고 다른 분들의 칼럼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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