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腸문화 한국…머리문화 일본

by 강창석 on Feb 23,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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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호사카 유지

mimage_10.jpg[한국에 살아보니] 腸문화 한국…머리문화 일본
입력: 2008년 02월 22일 17:39:12

 

지난 2월18~19일, 나는 대학이 주최한 교수연수회에 참가했는데 초청강사가 이색적이었다. 기업에서 자주 강연해온 그는 한국인과 한국의 기업을 머리형, 가슴형, 장(腸)형 등 신체 부위에 비유하는 방법으로 분류했다. 그에 따르면 머리형은 사전준비를 잘하고 사물의 원인을 규명하려고 해 몸을 움직이기보다는 머리를 쓰는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또 효율성을 따지며 힘든 일을 피하려 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반면 가슴형은 분위기를 선호해서 정과 사랑 등의 말을 많이 쓰고 혼자 있기보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며 학벌이나 지연, 혈연을 중시한다. 마지막으로 장형은 지식보다 경험을 중시하고, 생각을 오래하기보다는 행동으로 옮기기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신뢰하면 전적으로 일을 아랫사람에게 맡긴다. 흥미로운 분석이었다.

 

가만히 강의를 들으면서 한·일간 국가적 성격차이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강사의 설명 중 가장 흥미로운 형태는 장형이었다. 장형이란 경험, 행동, 운동, 힘 등을 신봉하는 사람이고 세세한 얘기나 논리에 별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소위 ‘하면 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한국은 현재 IT산업이 발달되어 머리형 인간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래서 머리형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늘고 있긴 하지만 국가 전체로 볼 때 아직은 장형 형태가 주를 이루는 나라라고 여겨진다. 그것은 빠른 판단으로 행동해야 하는 군대문화의 영향,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하면 된다’는 슬로건에 크게 영향을 받은 국민성, 한국을 대표하는 일부 대기업들의 행동을 중시하는 기업문화 등의 영향으로 장형문화가 한국에 뿌리를 내렸을 것이다.

장형문화의 장점은 빠른 판단과 빠른 행동, 그리고 경험 중시에 있다. 그러나 오히려 그것이 큰 단점이기도 하다. 판단을 잘못할 경우, 잘못된 판단에 의한 행동은 사태를 오히려 악화시키게 마련이고, 고속으로 변화하는 현대에는 경험 자체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에 비해 일본문화는 대체로 머리형 문화이다. 준비를 철저히 하고 검토를 반복하면서 최악의 경우까지도 상정하고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성 있는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런 일본인들이 한류에 감동한 이유 중 하나가 자신들이 거의 상실한 가슴형이나 장형, 즉 다정함과 강력한 행동력을 한국에서 발견했기 때문이다. 사람이 선로에 떨어지면 앞뒤를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뛰어내려 사람을 구출하려는 것이 한국문화이지만 일본인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먼저 생각한다.

 

근래에는 한국적 미덕을 배워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서둘러 구출하려는 일본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한 국가의 중심이 장형이라면 앞으로 어려움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졸속한 판단으로 잘못 행동했다가는 국가의 존립마저 위태로워질 위험한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사고와 문화는 지금 기로에 서 있다.

〈 호사카 유지/세종대 교수·일본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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