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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혹형 (중알일보 칼럼)

by 강창석 on Jul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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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유광종
출처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p;ctg=2002
hokhyeong.gif왕조 시절의 과거 베이징(北京) 사형장은 지금의 천안문 광장 서남쪽 차이스커우(菜市口)라는 곳에 있었다. 죄수들은 집행 전날 밤 얼굴을 씻고 머리를 감는다. 먹고 싶은 음식을 시켜 먹는 기회도 얻는다. 특이한 것은 형장으로 끌려 나오는 죄수들이 중간에 술집을 들른다는 점이다. ‘그릇 깨는 집’이란 뜻의 파완거(破碗居)라는 이름의 주점.

이곳은 특이한 술을 만들어 죄수들에게 준다. 도수가 약한 황주(黃酒)와 요즘의 배갈인 백주(白酒)를 한데 섞은 것. 이 술이 묘하다. 한국식으로 이름하자면 ‘폭탄주’에 해당하는데, 술을 마시면 죄수들은 괜히 히죽거리며 웃는다고 했다. 술을 마신 뒤 그릇을 던져 깨는 관행이 이어져 술집 이름이 그렇게 붙여졌다.

형장으로 간 죄수들은 이 술기운 때문에 웃는 얼굴로 죽는다는 설명이다. 집행을 맡아 형장을 주관하는 관료의 필수품은 차색(茶色) 유리로 만든 색안경. 참혹한 장면을 가능한 한 보지 않기 위함이다.

‘사기(史記)’의 작자 사마천(司馬遷)은 궁형(宮刑)을 당했다. 남자의 성기를 제거하는 혹형이다. 중국 문헌에 보면 궁형의 다른 이름은 ‘잠실(蠶室)’이다. 생식기를 제거당한 수형자의 상처가 2차 감염에 노출될까 누에 치는 방, 잠실에 들게 한 뒤 100일 이상을 지내게 한 데서 유래한 이름이다. 누에 치는 방은 통풍이 되질 않아 다른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은 고대부터 혹형이 발달한 곳이다. 그러나 가혹한 형벌을 집행하는 과정 중에도 이렇게 묘한 여운을 남겼다. 형벌이 잔혹하다는 점에서 더 이를 게 없지만, 나름대로의 인문적인 배려가 뒤를 잇고 있는 것이다. 사형수에게 주는 폭탄주, 선글라스를 낀 집행관, 상처 덧날까 싶어 가둬 요양토록 하는 누에 방.

혹형의 역사에서 중국에 절대 뒤지지 않는 유럽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구리로 만든 소의 모형에 사람을 넣은 뒤 밑에 불을 지펴 죽이면서 구리 소에 만든 구멍으로 나오는 비명을 즐겼던 게 백인들의 형벌 역사다.

일전에 미국 관타나모 수용소의 포로 고문 방식이 한국전쟁 때 중국 인민해방군이 사용했던 것이라는 미국 신문의 보도가 나왔다. 고문을 폭로한 기사이기는 하지만 그 방식이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점을 강조했다. 달리 교재가 필요 없을 텐데.

고문과 혹형은 동·서 구분 없는 과거 유물이다. 아직 사용된다는 것이 불행이다. 어쨌든 본질은 고문을 자행한 미군의 심성이다. 그 방식이 중국제라는 점은 가지에 불과하다. 이런 기사를 보고 속없이 ‘안티 중국’에 열 올리는 한국인이 있을지 모른다. 무더운 염천(炎天)에 괜히 품어보는 걱정이다.

유광종 국제부문 차장

유익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 칼럼과 한국인이야기 그리고 다른 분들의 칼럼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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