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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의 숨결] 이야기책 읽어주는 노인

by 강창석 on Feb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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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운찬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ode=990317

img09.gif이야기책 읽어주는 노인은 동문 밖에 살았다. 그는 책 없이 입으로 국문 패설을 읽는 바, ‘숙향전’, ‘소대성전’, ‘심청전’, ‘설인귀전’ 등의 전기와 같은 것들이었다.

 

매달 초하룻날에는 첫 다리 아래 앉고, 다음 날에는 둘째 다리 아래에, 또 다음날에는 배나무 재에, 넷째 날에는 교동에, 다섯째 날에는 절골 어귀에, 여섯째 날에는 종로 거리에 앉아 전기를 읽는다. 그 이후에는 거슬러 올라가고 올라갔다가는 다시 내려오며 그 달을 마치는 것이다.

 

다음 달에도 역시 같이 하는데 읽기를 잘하기 때문에 곁에서 듣는 사람들은 겹겹이 둘러싸게 된다. 그러할 때에 노인은 가장 재미있는 대목을 앞에 놓고 입을 다문다.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듣던 사람들은 그 다음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다투어 돈을 노인에게 던져 준다. 이것이 그가 돈을 얻는 방법이었다.
-추재 조수삼(1762~1849)의 ‘추재기이’ 중 전기수(傳奇叟, 보리출판사의 ‘이야기책 읽어주는 노인’에서)

 

지금이야 널린 게 책이지만, 옛날에는 귀했다. 조선 후기 들어 ‘방각본(坊刊本:판매용 서적)’이 유행했지만, 대중의 독서욕을 충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때 책 읽어주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전기수(傳奇叟)’.

 

그들은 청계천변, 배오개, 교동, 인사동 등 번화가를 찾아다니며 책을 읽어주고 돈을 벌었다. 변사를 연상케 하는 능수능란한 낭독 솜씨에 몰려드는 청중들. 이야기 전개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면, 전기수는 문득 읽기를 멈춘다. 다음이 궁금할 수밖에. 청중은 계속 읽어달라며 아우성치며 돈을 던진다. 신파극 같은 모습이다.

 

지금, 그 시절이 그리워지는 것은 무엇일까. 책은 쏟아지지만 ‘책은 책대로, 나는 나대로(書自書 我自我)’ 따로 노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조운찬 문화1부장〉

  • profile
    [레벨:28]강창석 2008.02.10 10:57
    사진: 추사 김정희의 好古有時(예서)
    好古有時搜斷碣 옛것을 좋아해 때때로 부서진 비석을 찾았으며
    硏經婁日罷吟詩 경전을 연구하느라 며칠 동안 시를 짓지도 못했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 칼럼과 한국인이야기 그리고 다른 분들의 칼럼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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