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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글의 숨결] 토정비결

by 강창석 on Feb 10,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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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조운찬
출처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ode=99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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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정 선생이 포천현감으로 부임하던 첫날, 아전이 음식상을 올렸다. 선생은 음식을 살피더니 젓가락도 대지 않고 말했다. “먹을 게 없구나.” 아전은 무릎을 꿇고 “고을에 특산품이 없어 반찬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습니다” 하고는 다시 상을 차려냈다.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진수성찬이었다. 한참을 들여다본 선생이 다시 말했다. “먹을 게 없구나.” 똑같은 대답에 아전이 두려워 어찌할 바 몰라했다.

 

그 때 선생이 호통을 쳤다. “백성들이 민생고에 허덕이며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고 있는데, 수령인 내가 어찌 밥상에서 편히 식사할 수 있겠느냐. 앞으로는 잡곡밥 한 그릇에 검은 시래깃국 한 그릇만 준비하도록 하라.” 이후 아전은 밥상을 쓰지 않고 밥에 국 한그릇만을 선생이 쓰던 삿갓 상자에 담아 올렸다.
- 토정 이지함(1517~78)의 문집 ‘토정유고(土亭遺稿)’에서

 

사람들은 정초가 되면 ‘토정비결’을 본다. 생년월일과 주역의 괘를 이용해 한해의 운수를 점친다는 그 책. 그러나 토정 이지함의 삶은 점술가나 예언자를 떠올리게 하는 ‘토정비결’하고는 거리가 멀다.

 

토정은 평생 물욕(物慾)을 멀리하며 베푸는 삶을 실천했다. 전하는 일화에 따르면, 양반 출신인 그는 ‘토정(土亭)’이라는 흙집에 살며 베옷차림에 쇠로 만든 삿갓모자를 쓰고 짚신을 신고 다녔다고 한다. 아산현감 재직 시에는 ‘걸인청(乞人廳)’을 세워 구호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위의 일화는 그러한 토정의 한 모습에 불과하다. 정초에 토정에게서 배워야 할 것은 ‘토정비결’의 요행수가 아니라 그처럼 욕심 없이 남과 함께 살아가는 일일 게다. 〈조운찬 문화1부장〉

입력: 2007년 02월 20일 17: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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