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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기픈나모

디지로그

디지로그 시대가 온다 23. 하이브리드 카 - 새 문명을 싣고 오는 바퀴

by 강창석 on Nov 1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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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어령
황미희1701.jpg 디지로그 시대의 징후군을 알려면 자동차의 변화를 보아야 한다. 인류 최고의 발명이라고 하는 바퀴와 함께 인간의 문명은 태어났고 (그렇다. 이 지상에는 바퀴 달린 짐승이란 없다) 그와 함께 발전해 왔다. 사람의 근력(筋力)으로 끄는 인력거, 말의 축력(畜力)으로 움직이는 마차, 그리고 증기기관의 동력혁명을 거쳐 오늘의 화석연료로 달리는 자동차-그것들은 모두가 그 시대의 의미를 비춰주는 움직이는 거울이다.

그런데 지금 고유가 시대, 온실가스 배출을 규제하는 교토의정서, 석유 자원의 고갈 등 현대 문명사회의 과제 속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기 때문에 석유의 대체연료를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제러미 리프킨이 예고한 '수소혁명 시대'를 기다릴 것이고, 타조처럼 시속 100㎞로 뛰어도 엔진이 과열하지 않는 무공해차를 원하는 사람들은 바이오 시대의 미래를 꿈꿀지 모른다.

그러나 지난해 아카데미상 수상식장의 코닥 극장 앞에 스타들이 몰고 온 미래형 자동차는 뜻밖에도 볼품없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카 프리우스였다. 서양 문명은 1 아니면 0이라는 이진법적 디지털 사고로 진행돼 왔다. 자동차 역시 처음에는 전기냐 가솔린이냐를 놓고 양자 택일의 논쟁을 벌였다. 에디슨은 전기 자동차를 개발 중이었었는데 당시 사원으로 있던 포드가 "전기 자동차는 발전소 부근밖에는 달릴 수 없다"고 지적하자 깨끗이 손을 들었다. 포드는 그때 이미 가솔린 엔진 차의 다량 생산을 구상하고 있었던 것이다.

당시의 전기와 가솔린에 대한 지식은 엇비슷한 수준이었다. 폭발성이 강해 등유로 쓰지 못한 가솔린은 류머티즘의 약 이외로는 위험한 무용지물로 인식되던 때였다. 만약 에디슨이 쉽게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20세기의 문명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한 자동차의 역사로 비춰 볼 때 이것이냐 저것이냐(either-or)의 택일에서 벗어나 이것과 저것 (both and)을 아우른 하이브리드 엔진의 발상은 참으로 획기적인 것이라 평할 수 있다. IT 기술이 카 내비게이션이나 엔진 제어장치로만 사용돼온 종래의 메카트로닉스와는 차원이 다르다. 1NZ-FXE형 가솔린 엔진과 1CM형 전기 모터의 병용으로 출발한 THS의 구동 유닛은 앞으로 디지털 기술과 아날로그의 기계 기술이 융합된 새 문명을 부를 것이다.

시가지를 저속으로 달릴 때에는 200V 배터리의 전기 엔진으로 주행하고 고속도로나 언덕을 오를 때에는 가솔린 엔진을 사용해 달린다. 감속시에는 운동에너지를 회수해 충전할 수 있는 회생 브레이크가 작동된다. 이 같은 하이브리드 발상으로 배출가스는 75%(일본 기준) 낮아지고 연비는 ℓ당 20~30㎞로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이와 같은 환경 성능으로 할리우드의 스타들 사이에 프리우스를 몰고 다니는 유행이 생겨나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여러 대를 한꺼번에 구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부(富)의 파워보다 환경의 클린 파워가, 순종(純種)보다 잡종(雜種)의 감각이 프리우스의 이름 그대로 (라틴어로 ~에 앞서다의 뜻) 시대를 앞서가는 조류를 타게 된 것이다.

아직은 많은 문제점과 전체 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0.3%에 불과한 프리우스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평범한 기술의 비범한 결합'이라는 하이브리드적 발상법이 바로 한국인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특성이라는 점. 그리고 서로 다른 시스템을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기술은 88번 손이 간다는 도작(稻作)문화권의 정성이 아니면 힘들다는 점이다. 비록 남의 나라에서 먼저 개발한 차지만 디지로그 시대를 이끌어갈 한국인에게는 용기를 주는 대목이다.

이어령 중앙일보 고문

유익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 이어령 선생의 디지로그 칼럼과 한국인이야기 그리고 다른 분들의 칼럼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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