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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기픈나모

'나이'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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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홍윤표
출처 http://www.korean.go.kr/nkview/onletter/20070101/04.html
2003_12.jpg ‘나이’는 주로 ‘나이가 몇이다, 나이가 몇 살이다’ 등으로 쓰이지만, ‘나이를 먹다, 나이가 들다, 나이가 차다, 나이가 어리다, 나이 젊다, 나이가 지긋하다, 나이가 아깝다’ 등으로도 쓰인다. ‘나이’가 “세상에 ‘나서’ 살아온 햇수”란 뜻이니까 ‘나이’를 ‘나- + -이’로 분석하고 ‘나-’를 세상에 ‘나다’의 어간 ‘나-’로, 그리고 ‘-이’는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해석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치 ‘먹이’가 동사 어간 ‘먹-’에 접미사 ‘-이’가 붙어서 만들어졌듯이 말이다. 그 분석이 그럴듯해 보이지만 이 추정은 맞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이’의 어원은 무엇일까?

어느 어원사전에는 ‘나이’는 ‘날이’가 변화한 것인데, 그 고형(古形)은 ‘나리’가 되며 어근은 ‘날’로 ‘해’란 뜻일 것이라고 하였다. 국어의 역사를 아는 사람이면 이러한 추정은 결코 하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 하면 훈민정음이 창제되던 당시인 15세기에 ‘나이’의 표기는 ‘낳’이었기 때문이다.

‘낳’은 현대국어의 ‘낳다’의 어간 ‘낳-’이다. ‘낳다’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형태가 바뀌지 않았다. 다음에 현대국어의 ‘나이’에 해당하는 ‘낳’이 어떻게 쓰이었는지를 보도록 한다.

  ▣ 나히
  조 겻구 제 부텻 나히 열히러시니 <석보상절(1447년)3:14b>
  하 祭  가 저기 부텻 나히 세히러시니 <석보상절(1447년)3:4b>
  이 부텻 나히 닐흔둘히러시니 <월인석보(1459년)11,11a>
  내 나히 스믈헤 비록 나히 져므니라 나 <능엄경언해(1461년)2,6b>
  가고 도라오디 아니리 나히오 니거든 몯미처 가리 어버이니 <삼강행실도(1471년)효,4b>

  ▣ 나
  왜적의 자핀 배 되여 스스로 목 라 주그니 그 의 나 열여시라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년)6,20b>
  내 나 늙고 너는 져머 壯니 <법화경언해(1463년)2,213a>

  ▣ 나
  시혹 仙의 期限이  제 나 혜여 반기 주그리어든 <능엄경언해(1461년)9,110a>
  쳔이 바 하 비오 내 나 더러 압 주어지다 더니 <삼강행실도(1471년)효,30a>
  尊長이 내거긔 층이 넘거든 敢히 그 나 묻디 아니며 <소학언해(1586년)2,63b>
  코 우 살이 왕  면 나 오십을 살고 공  면  그러고 <마경초집언해(1682년)상,10a>

  위의 예문들에서 ‘나히, 나, 나’은 각각 ‘낳 + -이(주격조사), 낳 + -(보조사), 낳 + -(목적격 조사)’로 분석된다. ‘부텻 나히 열히러시니’는 ‘부처의 나이가 열 살이더시니’의 뜻이고, ‘내 나 늙고’는 ‘내 나이는 늙고’의 뜻이며, ‘그 나 묻디 아니며’는 ‘그 나이를 묻지 아니하며’의 뜻이다. ‘나히’를 ‘낳 + -이’로 분석하지 않고 ‘나히 + 주격 조사 생략’으로 분석하려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나, ‘나, 나’을 분석할 때, ‘나히 + , 나히 + -’로 분석할 수가 없으니, ‘나히’도 당연히 ‘낳 + -이(주격 조사)’로 분석하여야 한다. 그래서 ‘낳 + -도’는 ‘나토’로 나타나고 ‘낳 + -과’는 ‘나콰’로 나타난다.

  ▣ 나토
  살기도 어렵고 나도 혀여 나토 여슈니 되오 <순천김씨언간(1565년)>
  자네 나토 져므셔 뵈고 <첩해신어(1676년)9,17a>
  져 날노셔 나토 져문 거시라 <인어대방(1790년)10,6b>
  나토 져멋고 니 날회쇼셔 니 <서궁일기(17세기),11a>

  ▣ 나콰
  須菩提 나콰 德괘 한 사게 노 長老ㅣ라 니라 <월인석보(1459년)13,3a>
  사돈 잔어든 사돈짓 사으로 위두손을 사모 다 나콰 벼슬로 안치디 말라 <여씨향약언해(1518년),24b>
  나콰 벼슬이 서 디 아니거든 그 버근 사이 가 라 <여씨향약언해(1518년),26b>

중세국어에서 ‘나히’란 단어도 쓰이었으나 그 뜻은 ‘나이’란 뜻이 아니고 ‘(아기를) 낳기’의 ‘낳기’란 뜻이었다. 그래서 ‘그제 아기 나히 始作니라 <월인석보(1459년)1,44b>’는 ‘그제야 아기 낳기를 시작하니라’란 뜻이다.

이처럼 현대국어의 ‘나이’는 문헌에 처음 나타날 때의 어형은 ‘낳’이었다. 이것은 앞에서 말했듯이 ‘낳다’의 어간 ‘낳’이다. 동사의 어간 ‘낳-’과 그 명사형이 같은 것이다. 이처럼 어느 한 어기에서 그 형태를 바꾸지 않고 단지 품사만 바꾸어서 단어를 만드는 방식을 언어학적 용어로 ‘영파생(zero modification)’이라고 한다. 국어에는 이러한 영파생이 적지 않다. 예컨대 ‘(신을) 신다’와 ‘(신발)의 신’, ‘(빗을) 빗다’와 ‘빗’, ‘(품에) 품다’와 ‘품’, ‘(아기를) 배다’와 ‘배[腹]’, ‘(애기를) 안다’와 ‘안’, ‘(옷을) 누비다’와 ‘누비’(이불), (곡식을) ‘되다’와 (그것을 되는) ‘되’, ‘뭉치다’와 (사고)‘뭉치’ 등이 그러한 예들이다. 동사에서 명사가 파생된 것인지, 아니면 명사에서 동사가 파생된 것인지는 결정하기 힘든 경우가 있으나, 명사 ‘낳’은 동사 ‘낳-’에서 파생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 하면 동사 ‘낳다’의 빈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러한 어휘들은 대개 동족 목적어를 지니게 된다. ‘신을 신다, 빗을 빗다’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오늘날의 ‘나이’란 뜻을 가진 단어는 ‘낳다’에서 파생된 ‘낳’이었는데, 언중들이 그 곡용의 빈도가 가장 높은, ‘낳’에 주격 조사가 붙은 어형인 ‘나히’를 ‘낳 + -이(주격 조사)’로 인식하지 못하게 되었다. 즉 어원 의식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17세기 이후에는 체언과 조사, 어간과 어미를 구별하여 표기하려는 어간 의식이 표기에 크게 반영되었지만, 받침에 ‘ㄱ, ㄴ, ㄹ, ㅁ, ㅂ, ㅅ,’의 7자밖에 쓰지 못하던 시기에 ㅎ 받침을 가진 ‘낳’와 같은 어간 표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에, 계속 ‘나히’로 표기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로 ‘나히’를 ‘낳 + -이’로 인식하지 못하고 ‘나히’ 자체가 ‘나이’란 뜻을 가진 명사로 인식하게 되었다. 그래서 이 ‘나히’에 다른 조사가 붙어 쓰이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히가, 나히의, 나히를, 나히는, 나히도’ 등으로 쓰이게 된다. 19세기에 시작되어 20세기 초까지 그렇게 사용되었다.

  ▣ 나히가, 나히의
  그 녀자는 방원의 안해로 지금 나히가 스물 두 살 한참 정열의 타는 가슴으로 가장 행복스러울 나히의 졂은 녀자이오 <물레방아(1925년),2>
  고개를 넘을 때마다 나히가 알녔다. <모밀꽃필무렵(1936년),300>
  보통학교에 다닐 나히가 되면 서울로 데려 오겠다고 해 두고 <레듸메이드인생(1945년),531>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히가 찻으니 성예를 시켜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봄봄(1935년),138>
  암만해도 자식의 나히가 탈입니다. <애기(1934년),369>

  ▣ 나히를
  김동지가 학공을 보고 거쥬 셩명과 나히를 무른 <김학공젼(19세기),137>
  뭘 나히를 봐야지 숫배기드라 <총각과맹꽁이(1933년),16>

  ▣ 나히는
  나히는 비록 졀멋스나 동후책을 담임식혀 호남어사를 특차하니, <신계후젼(19세기),22>
  에그머니 나히는 스믈 셋 아니면 넷인데 <女理髮師(1923년),378>
  나히는 二十歲이외다. <十七圓(1923년),65>
  나히는 미처 삼십도 못되련만 청춘의 향기는 전에 나르고 빈쭉젱입니다. <애기(1934년),376>

  ▣ 나히도
  나히도 늙었지만(좀 부끄럽다) 우리 아버지가 있으니까 <가을(1936년),174>

  그러면서 어중의 유성적 환경, 즉 유성음과 유성음 사이에서 ‘ㅎ’이 약화되어 탈락되면서 ‘나히’가 ‘나이’로 변화한다. ‘나히’가 ‘나이’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도 역시 19세기말이다.

  두 사의 나이  늘그미라 <예수성교전서(1887년)눅,1,8>
  가 늘근 사이오 의 쳐 나이 한 늘것나이다 <1887예수성교전서(1887년)눅,1,19>
  나이 늘근지라 쳐녀로 츌가지 칠 년만에 과부 되여 나이 여든 너인데 <예수성교전서(1887년)눅,2,36>
  최관의 증조모 장손 부인이 나이 만야 이 업거늘 <여사수지(1889년),16a>
  성인이 례를 지여 나이 칠 셰 되거든 남녀ㅣ 자리를 갓치 아니고 <여사수지(1889년),21b>
  너의 나이 시방 몃 살이냐. <한자용법(1918년),28)
   나이 십여 셰라 단명다 말은 면려니와 <김학공젼(19세기),124>
   나이 륙슌이 너머쓰되 <김희경젼(19세기),229>

  이 경우에는 ‘나이’가 ‘나이’란 뜻인지 ‘나이가’란 뜻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것을 ‘나이가’로 해석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왜냐 하면 ‘나이’를 뜻하는 ‘나’도 쓰이었기 때문이다. ‘집의 와 글을 닑거 쳡이 그 나 져믄 줄을 보고 그의게 시험던 일로 시험야 <형세언(18세기)3,41>’에서 ‘그 나 져믄 줄을 보고’는 ‘그 나이가 젊은 줄을 보고’로 해석되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그 어원의식이 희박해지면서 ‘나이’ 자체를 명사로 인식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나이는, 나이의, 나이도, 나이를, 나이만큼’ 등으로 쓰이게 되었다. 역시 19세기부터였다.

  ▣ 나이는
  나이는 얼마나 되엇는데 <계집하인(1925년),7>
  그애가 나이는 어려도 어떻게 속이 찻는지 <레듸메이드인생(1945년),544>
  자아, 최후루 그럼, 출생지는 함경남도 함흥, 나이는 마흔 살, <도야지(1948년),21>

  ▣ 나이의
  얼굴을 이 사람 저 사람 쳐다보는 눈은 예사 열다섯이나 그만 나이의 소년의 겁을 먹은 상입니다. <두포전(1934년),351>

  ▣ 나이도
  그러나 동혁은, 나이도 젊고, 강 씨처럼 재산도 없을 뿐 아니라, <상록수(1936년)3,388>
  또 나이도 나이려니와, 문벌이나 지체를 가지고 논한다면, <미스터방(1946년),292>

  ▣ 나이만큼
  네가 내 나이만큼 먹고 어른이 되면은, 그 때는 네가 너의 어머니가 어디 계신 <어머니(1939년)1,123>

  그래서 19세기 말부터 ‘낳’ 대신에 ‘나히’와 ‘나이’가 나타나 쓰이다가 20세기에 와서 모든 자리를 ‘나이’로 내 주어 ‘나이’가 정착되어 오늘날까지 쓰이게 된 것이다.

  그런데 ‘나이’는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에 다 적용되어 사용된다. 사람에게 적용되던 ‘나이’는 웃사람이나 아랫사람을 구별하여 사용되던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부처님’의 ‘나이’는 ‘부처님의 연세, 부처님의 춘추’가 아닌 ‘부처의 나이’였다.

  부텻 나히 닐흔둘히러시니 <월인석보(1459년)11,11a>
  부텻 나히 쉬니리시니 <월인석보(1459년)8,103b>

  19세기에 와서 웃어른들에게는 ‘나이’ 대신에 ‘년셰, 년세(연세), 춘추’ 등의 높임말을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 년셰, 년세
  듕곤의 년셰 겨유 빈혀 기의 디나 겨오시니 <천의소감언해(1756년)1,9a>
  삼가 셩모의 년셰 샹고건대 예수ㅣ 승텬실 때에 십칠셰오 <쥬년쳠례광익(1865년),24a>
  년셰도 두 가 더시고 당신 만나신 배 가지록 하 지원니 <한중록(19세기),288>
  관공의 년셰는 오십팔셰니라 <삼국지(19세기),사, 5b>
  부인 년셰가 몃치 되여 계시던야? 승 왈, 삼십칠세라 시더이다 <쇼학젼(19세기),68>
  존위 셩명은 무어시며 년셰 얼 시뇨 <셔유긔(19세기)하,23a>

  ▣ 춘추
  페하의 춘추 놉흐지 아니시믈 가부여이 보아 <옥누몽(19세기)4,134a>

  그러던 것이 오늘날의 젊은이들은 ‘연세, 춘추’란 단어를 잘 알지 못한다. 그래서 ‘연세, 춘추’가 옛날처럼 다시 ‘나이’가 되었다. ‘진지’란 단어를 잊고 ‘밥’과 ‘식사’로 바뀌었듯이. 1980년대에 들어와서 변화한 국어의 모습이다.

  그러면 ‘나이’는 어떻게 계산하는 것일까? 서양은 나이를 물으면 생일을 기준으로 해서 ‘몇 년 몇 달’로 답한다. 그러나 우리는 ‘몇 살’로 말하되, ‘설날’을 기준으로 한다. 그래서 설날에 떡국을 먹어야 나이를 한 살 더 먹는다고 하였다. 이것은 나이를 세는 단위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옛날에는 나이를 표시하는 방법에 세 가지가 있었다. 하나는 ‘나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방식이고, 또 하나는 ‘살’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방법이며 나머지 한 가지는 ‘나이’와 ‘살’을 같이 쓰는 방식이다. 그래서 ‘아무개가 나이가 몇이다, 아무개가 몇 살이다, 아무개가 나이가 몇 살이다’란 표현을 사용하였었다. 이 세 가지 표현은 동일한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철수가 나이가 다섯이다’와 ‘철수가 다섯 살이다’, 그리고 ‘철수가 나이가 다섯 살이다’란 표현은 의미가 동일한 것이다.

  딘시 나히 열여스세 남진 어려니 <삼강행실도(1471년)효, 5a>
   설 아란 반 환 세 설 아란  환을 라<두창집요(1608년)上,28a>
  예수ᅵ 설흔 설 되신 때에 <침례광익(1865년),50b>
  后ㅣ 나히 다 서레 太傅ㅅ 夫人이 야 손 마리 갓더니 <내훈언해(1475년),2,60a>

  그러던 것이 오늘날처럼 ‘아무개가 나이가 몇 살이다’로 굳어졌다.

  이 ‘나이’의 단위인 ‘살’은 무슨 뜻이며, 어디로부터 온 것일까? ‘살’은 ‘설’로부터 온 말이다. ‘설’은 오늘날의 ‘설날’의 ‘설’이다. 그래서 옛날에는 ‘몇 살이다’를 ‘몇 설이다’라고 하였다.

  비록 나히 져므니라 나   마 첫 열 서린 時節에셔 늘그며 <능엄경언해(1461년)2,6b>
  이 和尙이 닐굽 설브터 스 조차 出家야 <관음경언해(1485년),13a>
  극원이 나히 닐굽 설에 손가락을 그처 피 입에 흘리니 다시 사니라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년)효,86b>

  한 ‘설’을 지나야 한 ‘살’을 먹는 것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생일을 기준으로 하지 않고 ‘설날’을 기준으로 하여 나이를 세는 것이다. 그런데 ‘설’은 지내는 것이 아니라 ‘먹는’ 것이었다. 그래서 ‘몇 설’ 또는 ’몇 살‘을 먹는 것이었다.

   열 설 머거셔 <내훈언해(1475년)3,15b>
  그 아기 닐굽 설 머거 아비 보라 니거지라 대<월인석보(1459년)8,101b>
  셔셕이 세 설 머거셔 아비 죽거늘 <삼강행실도(1471년)효,28a>
  세 설 머근 아 병드러 죽거 <동국신속삼강행실도(1617년)열5,52b>
  다 살 머근 아기 리고 三年을 아나죄 무덤겨틔 나디 아니더니<속삼강행실도(1514년)열,19a>
  옹 쟝항의 손 일홈이라 네 살 머거 죽다 시니라 <염불보권문(1776년)일,17b> 

그래서 ‘설’을 먹는다고 하니까, 설날에 먹는 ‘떡국’에 빗대어 ‘떡국’을 먹어야 한 ‘살’을 먹는다고 비유적으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과로 12월 말일에 태어난 아이가 그 다음날 ‘설날’이 되면 금세 ‘두 살’이 되는 것이다. ‘설날’을 지냈기 때문이다. 엄마 뱃속에 있던 생명체를 인간의 생명체로 인정하여 태어나자 마자 한 살을 먹은 것인데, 그 다음날 ‘설날’을 다시 ‘먹었으니’, 두 살이 된 것이다.

‘나이’는 ‘낳다’의 어간 ‘낳-’에서 파생된 명사 ‘낳’이 그 말뿌리가 된다. 소위 영파생법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다가 여기에 주격 조사 ‘-이’가 붙은 ‘나히’가 마치 명사처럼 쓰이게 되어 ‘나히가, 나히를’ 등으로 쓰이다가 ‘ㅎ’이 탈락하여 ‘나이’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도 ‘나이가 많은 사람’보다는 ‘나이 많은 사람’이 더 자연스러운 문장처럼 느끼게 되는 것이다. 보통은 동사 어간에 ‘-이’가 붙어 명사가 되는 것들은 동사 어간에 명사형 접미사 ‘-이’가 붙어서 만들어지는 것인데, ‘나이’는 흥미롭게도 주격 조사 ‘-이’가 붙은 것이 명사처럼 인식되어 오늘날 명사가 된 것이다. 언어의 변화가 매우 규칙적인 것 같지만, 어느 경우에는 이렇게 그 어휘에 대한 언중의 인식이 엉뚱한 방향으로 변화를 유도하기도 하는 것이다.

국어(韓國語) 어원(語源) 자료실 국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의 유래나 어원에 관한 전공 학자들의 글을 모은 자료입니다.

공지 우리말(韓國語) 어원(語源) 자료실 이용 안내 2011.11.27
  1. ‘애꿎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애꿎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아무런 잘못 없이 억울하다’, ‘그 일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로 풀이되어 있다. 그러나 전자의 뜻보다는 후자의 뜻으로 더 많이 쓰인다. 왜냐하면 후자의 뜻으로 쓰일 때에는 주로 ‘애꿎은’의 형태로 사용될 때인데, 대부분의 용례가 ‘애꿎은 담배만 피워 문다’처럼 쓰이기 때문이다. ‘애꿎다’는 언뜻 보면 ‘애’와 ‘꿎다’로 분석될 법하다. ‘애끊다, 애끓다, 애타다, 애닳다, 애먹다, 애타다’ 등에서 ‘쓸개’의 고유어로 쓰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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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샅샅이'의 어원

    필자홍윤표
    ‘샅샅이’는 ‘샅샅이 뒤져 보았다, 샅샅이 알게 되었다, 샅샅이 물어보았다, 샅샅이 살펴보았다.’ 등처럼 쓰이어서 ‘틈이 있는 곳마다 모조리’, 또는 ‘어느 구석이나 남김없이 죄다’, ‘빈틈없이 모조리’란 뜻을 가진다. 이 ‘샅샅이’는 첩어에 부사형 접미사 ‘-이’나 ‘-히’가 붙어서 부사가 된 어휘들, 예컨대 ‘똑똑히, 낱낱이, 겹겹이, 홀홀히, 빽빽이, 넉넉히’ 등과 그 구조가 유사하다. 그러니까 ‘샅샅이’는 첩어인 ‘샅샅’에 부사형 접미사 ‘-이’가 붙어서 된 단어로 ...
    Date2011.11.10 Views8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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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삿갓'의 어원

    필자홍윤표
    “죽장에 삿갓 쓰고 방랑 삼천리, 흰 구름 뜬 고개 넘어 가는 객이 누구냐?” 1950년대에 가수 명국환이 불러 유행하기 시작하여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까지도 즐겨 불리는 가요 ‘방랑 시인 김삿갓’의 첫 구절이다. 이 노래가 유행하면서 사람의 성에 ‘삿갓’이 붙은 ‘김삿갓’이란 말이 유행하게 되었다. ‘이삿갓, 박삿갓’ 등은 낯선 말인데, ‘김삿갓’이란 말은 어색하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감삿갓’이 불우한 시인이었던 ‘김병연’의 별명으로 불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삿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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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서까래'의 어원

    필자홍윤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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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주걱'의 어원

    필자홍윤표
    밥 같은 것을 푸는 데 쓰는 도구가 ‘주걱’이다. 그래서 ‘주걱’이라고 하면 으레 ‘밥주걱’을 말한다. 그런데 이 ‘밥주걱’의 생김새 때문에 여러 단어가 생겨났다. 턱이 유달리 길고 앞으로 굽은 턱을 ‘주걱턱’이라고 하고, ‘구두’를 신을 때 쓰는 도구도 주걱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구둣주걱’이라고 한다. ‘끈끈이주걱’이나 ‘주걱버섯’ 등의 식물 이름도 주걱의 모양에 따라 붙인 것이다. ‘뼈’에도 ‘주걱뼈’가 있다. ‘부삽’의 모양이 주걱과 비슷하다고 해서 충청도에...
    Date2011.10.06 Views5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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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설날'의 의미, 이제 알고 쇱시다!

    필자조남호
    '설날'의 의미, 이제 알고 쇱시다! 어느새 한 해가 또 훌쩍 지나가고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우리는 매년 새해를 두 번 맞는다. 양력으로 새해를 맞고 음력으로 또 새해를 맞는다. 1896년 태양력을 도입한 이래 매년 반복되는 일이다. 중국 중심의 역법 체계를 벗어나기 위하여 서구의 태양력을 도입하기로 함에 따라 음력 1895년 11월 17일은 양력 1896년 1월 1일이 되었고 이때부터 관공서에서는 양력을 따르게 되었다. 태양력이 도입되기 전에는 우리나라에서는 태음력...
    Date2011.03.31 Views8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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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경을 치다'의 어원

    필자홍윤표
    우리들 부모님들께서는 자식들이 무슨 잘못을 해서 서운한 마음이 들면 ‘이런, 경을 칠 녀석!’하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래서 ‘경을 칠 녀석’은 단순히 ‘혼날 녀석’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이 ‘경을 치다’는 가끔 조사 ‘-을’이 생략된 채로 쓰이기도 하여 ‘경칠 녀석!’이나 ‘경치게 혼났다’란 표현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호된 꾸지람이나 나무람을 듣거나 벌을 받다’란 의미로 쓰이었다. ‘경을 치다’는 분명히 ‘경’이란 목적어에 ‘치다’란 동사가 통합된 것으로 보이는데,...
    Date2010.02.04 Views1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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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모꼬지'의 어원

    필자홍윤표
    ‘모꼬지’는 대학가에서 ‘서클’을 ‘동아리’로 바꾸고, ‘모임’도 ‘모꼬지’란 예스런 말로 바꾸면서 급속도로 확산되어 쓰인 어휘다. ‘모꼬지’는 『표준국어대사전』에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로 풀이되어 있다. ‘모꼬지’는 최근에 만들어낸 단어가 아니다. 이미 『한불자전』(1880년) 『한영자전』(1890년), 『국한회어』(1895년)에 ‘못거지’로 등록되어 있고, 조선총독부의 『조선어사전』(1920년)에도 역시 ‘못고지’가 ‘연회’(宴會)의 뜻으...
    Date2010.02.02 Views9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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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물꼬'의 어원

    필자홍윤표
    ‘물꼬’란 ‘논에 물을 대거나 빼기 위해서 논두렁에 만들어놓은 좁은 물길’을 말한다. 논의 위쪽에는 물을 대는 물꼬가, 아래쪽에는 물을 빼기 위한 물꼬가 있다. 이 물꼬는 아래, 위의 논임자들이 같이 쓰는 것이 보통이다. 그래서 위 논임자의 물을 빼는 물꼬는 아래 논임자의 물을 대는 물꼬가 되고, 그 아래 논임자의 물을 빼는 물꼬는 또 그 아래 논임자의 물을 대는 물꼬가 되는 셈이다. 날이 가물었을 때에는 자기 논에 물을 대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한 사람...
    Date2009.04.01 Views1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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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나이'의 어원

    필자홍윤표
    ‘나이’는 주로 ‘나이가 몇이다, 나이가 몇 살이다’ 등으로 쓰이지만, ‘나이를 먹다, 나이가 들다, 나이가 차다, 나이가 어리다, 나이 젊다, 나이가 지긋하다, 나이가 아깝다’ 등으로도 쓰인다. ‘나이’가 “세상에 ‘나서’ 살아온 햇수”란 뜻이니까 ‘나이’를 ‘나- + -이’로 분석하고 ‘나-’를 세상에 ‘나다’의 어간 ‘나-’로, 그리고 ‘-이’는 명사를 만드는 접미사로 해석하려고 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마치 ‘먹이’가 동사 어간 ‘먹-’에 접미사 ‘-이’가 붙어서 만들어졌듯이 ...
    Date2008.12.25 Views135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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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만나다'의 어원

    필자홍윤표
    ‘만나다’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로 ‘(누구)를 만나다’나 ‘(누구)와 만나다’의 형식으로 쓰여 ‘친구를 만나다, 어려운 때를 만나다, 친구와 만나다’ 등으로 쓰인다. 이 ‘만나다’의 어간 ‘만나-’가 더 작은 단위로 분석될 수 있다고 하면 선뜻 이해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현대의 한글맞춤법의 표기로는 ‘만나다’이어서, ‘만나다’의 ‘만나-’가 더 이상 분석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5세기의 표기 형태를 보면 ‘만나다’가 분석될 수 있음을 쉽...
    Date2008.12.19 Views16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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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함께'의 어원

    필자홍윤표
    ‘함께’란 ‘함께 간다, 함께 일한다, 이것도 함께 가져 가라’ 등에서 보는 것처럼 ‘한꺼번에, 또는 서로 더불어’란 뜻을 가진 부사어다. ‘함께’는 주로 ‘-와 함께’의 형식으로 쓰이지만 ‘-와’를 생략시켜 ‘나와 함께 가자’를 ‘함께 가자’처럼 ‘함께’를 독립적으로 쓰기도 한다. ‘함께’는 위의 예들에서 보듯이 ‘동반’의 뜻을 지니고 있다. ‘함께’는 ‘함께’의 ‘께’가 ‘어저께, 그저께’의 ‘께’와 음상이 같아서 ‘함 +께’로 분석될 듯이 보이는데, ‘함께’는 ‘동반’의 뜻을 가진 ...
    Date2008.12.18 Views14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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