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불휘기픈나모

'바쁘다'의 어원

?

단축키

이전 문서

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Files
필자 홍윤표(洪允杓)
출처 http://www.korean.go.kr/nkview/nknews/200403/68_1.html

muncw.jpg ‘바쁘다’는 그 뜻이 여러 가지다.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①일이 많거나 또는 서둘러서 해야 할 일로 딴 겨를이 없다 ②몹시 급하다 ③(주로 ‘-기(가)바쁘게’의 구성으로 쓰여) 어떤 행동이 끝나자마자 곧의 뜻을 나타낸다 ④(북)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의 네 가지 뜻이 있다. ④는 주로 북한과 중국에서 쓰이는 뜻이다.

 

 ‘요즈음 놀기 바쁘다’란 말을 들은 남한 사람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다른 일을 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이지만, 북한 사람이나 중국의 우리 동포들은 ‘노는 일이 힘들다’는 뜻으로 해석할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할 겨를이 없을 정도로 일에 열중하니 힘들다’라고 해석되어서 남한에서는 그 단어의 바쁜 상태를, 북한에서는 바쁜 결과를 뜻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바쁘다’의 ‘바쁘-’는 언뜻 보아 더 이상 분석이 되지 않을 것으로 이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숨이)가쁘다, 기쁘다, 나쁘다, 미쁘다, 어여쁘다, 예쁘다 ’ 등을 연상하면 어기에 접미사 ‘-쁘 ’가 통합된 것으로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접미사는 ‘ -쁘’가 아니라 ‘ -브’였다. 어기의 말음에 ‘ㅅ’ 등이 있어서 ‘ㅅ-브다’가 ‘-쁘다’로 된 것이다. 그러니 ‘바쁘다’는 ‘밧-’에 ‘-브다’가 붙어서 ‘밧브다’가 되었고, 이것이 음운변화를 일으켜 ‘바쁘다’가 되었다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世間앳 밧디 아니니르디 아니씨오<월인석보(1459년)>

이우즐 사괴면 밧븐 제 이셔도 서르 구완리라<정속언해(1518년)>

망(忙)<유합(1700년)> 밧제 이 약 업거든 병 업  믈에 머기라 <언해두창집요(1608년)>


  그렇다면 ‘밧-’은 무엇일까? ‘밧-’은 원래는 ‘밫-’이었다. ‘바차, 바시니’ 등으로 활용하였지만, 주로 ‘바차’ 형으로 사용되었다. ‘밫다’는 여기에 대응되는 한자가 ‘忙’이어서 ‘밫다’는 ‘바빠하다’란 뜻이었다. 그래서 ‘바차’는 오늘날의 ‘바쁘게 하여, 바빠서’의 뜻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어간 ‘밫-’에 자음으로 시작되는 어미의 사용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지만 그 이유는 알 수 없다.

 

東南門 노니샤매 늘그니 病보시고  내시니 西北門 노니샤매 주그니 比丘僧을 보시고 더욱 바시니<월인천강지곡(1447년)>

 셔방님 바차 유무 보답장노라<순천김씨언간(1565년)>

바차 말오 저야 공부 드려 다으게 라(不要忙)<번역박통사(1517년)>

 ‘안직  디 말라 바차 므슴 다’(且休上馬 忙麽)<번역박통사(1517년)>


 

  ‘밫다’는 15세기와 16세기 문헌에 등장하지만, 17세기부터는 보이지 않는다. 16세기 자료인 『번역박통사』(1517년)의 ‘바차 말오’와 ‘바차 므슴 다’가 『박통사언해』(1677년)에는 각각 ‘밧바 므섯리오’와 ‘밧바 말고’로 바뀌어 나타나는 것으로도 알 수 있다. 즉 ‘바차’가 ‘밧바’로 변한 것이다. 이 ‘밫다’의 어간 ‘밫-’에 접미사 ‘- /-브’가 연결되면 ‘밫-’은 ‘밧-’으로표기되어 ‘밧다/밧브다’로 쓰이었다. 이것이 어중에서 된소리로 되어 ‘바다/바다’(또는 ‘밧다/밧다’)로 표기되고 현대 국어에 와서 이것이 ‘바쁘다’가 된 것이다. 물론 15세기와 16세기에 ‘밫다’와 ‘밧다/밧브다’는 동시에 사용되었다. ‘밫다’의 뜻이나 ‘밧다/밧브다’의 뜻이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으로 보아서 ‘밫다 ’가 오래 전부터 쓰이었는데, ‘밧 다/밧브다’가 만들어진 이후 그 세력이 약해져 17세기에 그 자리를 ‘밧다’에 넘겨 준 것으로 해석된다. 그래서 ‘- 다/-브다’접미사가 붙은 어기들은 그 흔적을 남기고 있는 것도 있지만, 이미 그 흔적이 남아 있지 않은 것들도 있다.

 

  ‘(숨이) 가쁘다’는 ‘- + -브 + -다’로 분석되는데, 이것은 15세기에 ‘다/브다’로 나타난다 ‘힘들이다, 애쓰다란 뜻의 ‘다’는 ‘가, ’ 등으로 쓰이었지만 17세기 이후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기쁘다’도 ‘- + -브 + -다’로 분석되는데, 이것은 ‘깃브다’로 표기되었다. ‘다’(기뻐하다)도 ‘깃거, 깃글’ 등으로 쓰이었는데 이 단어는 오늘날까지도 쓰이고 있다. ‘미쁘다’도 ‘믿- + -브 + -다’로 분석되는데, ‘믿다’는 15세기는 물론이고 지금도 활발히 사용되는 단어다. 그러나 ‘어여쁘다’는 ‘어엿- + -브 + -다’로 분석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15세기에도 ‘어엿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나쁘다 ’ 역시 15세기에 ‘낟다’로 나타나기 때문에, ‘낟- + /-브 + -다’로 분석할수 있을 것 같지만, 같은 뜻을 가진 ‘낟다’는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어느 단어가 단일어로 생겨나면, 그 이후에 약간의 의미가 가감되거나 또는 변화된 파생어가 만들어지고 그 결과로 두 단어의 보이지 않는 싸움은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 뜻이 같아지면 둘 중에 하나는 사라지는 운명에 놓이고 조금의 의미 차이라도 생기면 둘이 사이좋게 생명을 유지하는 단어의 생태를 보면 신비로울 뿐이다.


국어(韓國語) 어원(語源) 자료실 국어에서 자주 사용하는 단어의 유래나 어원에 관한 전공 학자들의 글을 모은 자료입니다.

공지 우리말(韓國語) 어원(語源) 자료실 이용 안내 2011.11.27
  1. 남상(濫觴)과 미봉(彌縫)

    필자이준석(李浚碩)
    사물의 시초나 근원을 일러 '남상(濫觴)'이라고 한다. 술잔[觴]에 넘칠[濫] 정도의 적은 물이란 뜻이다. "순자(荀自)"의 '자도편(子道篇)'과 "공자가어(孔子家語)"의 '삼서편(三恕篇)'에는 다음과 같은 '남상'의 유래가 실려 있다. 공자에게 사랑도 가장 많이 받았지만 꾸중도 누구보다 많이 듣던 제자로 '자로(子路)'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자로가 화려한 옷을 입고 나타나자 공자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양자강(揚子江)은 사천(四川) 땅 깊숙이 자리한 민...
    Date2011.11.22 Views8336
    Read More
  2. '대들보'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대들보'는 집과 지붕을 떠받치는 '큰 보'이다. 대들보는 작은 보에서 전달되는 무게를 받기 위해 기둥과 기둥 사이에 건너지른 것이어서, 이것이 없으면 집이 무너져 버릴 것이다. 그래서 대들보는 '우리 집안의 대들보' 등에서 보는 것처럼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람을 비유적으로 말할 때에도 사용된다. 훈민정음이 창제되던 당시인 15세기에는 '대들보'나 '들보'란 단어는 보이지 않는다. '대들보'를 뜻하는 단어로 단지 '보'만이 보인다. '보'는 음절 말에 ᄒ을 ...
    Date2011.11.20 Views12148
    Read More
  3. '소나기'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함경도의 어느 농부 두 사람이 비가 올 것인가 안 올 것인가를 '소'를 걸고 '내기'를 했는데, 갑자기 억수 같이 비가 쏟아져서 그 비를 '소내기'라고 했다고 한다. 즉 '소(牛) + 내기(賭)'로 해석한 것인데, 이 민간어원설은 '소나기'의 '소'가 '소'(牛)를 뜻하는 '쇼'로 나타나는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 앞에서는 그 주장이 무력해진다. '소고기'를 '쇠고기'라고도 했으니 '소나기'를 '쇠나기'라고도 했을 것이란 추정을 할지 모르나, '소'(牛)은 원래 '쇼'였고 그 속격...
    Date2011.11.20 Views7399
    Read More
  4. '여편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국어사전에 '여편네'는 '결혼한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그런데 '여편네'를 남편의 '옆'에 있어서 '여편네'가 된 것이 아니냐고 묻는 사람이 있었다. 즉 '옆편네'가 '여편네'가 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여편네'를 한자어가 아닌 고유어로 인식할 정도로 '여편네'는 우리에게 아주 친숙한 단어가 되어 있다. '여편네'의 '여편'은 한자어이다. 남편(男便)에 대해 여편(女便)이 있었던 것이다. 『가례언해』(1632년)에 '녀편은 남편의 長幼로 ...
    Date2011.11.18 Views10850
    Read More
  5. '구두쇠'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돈이나 재물 따위를 쓰는 데에 몹시 인색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 여럿 있다. '구두쇠, 수전노, 자린고비' 이외에 최근에는 '노랭이, 짠돌이, 굳짜, 가죽고리' 등의 별명 및 은어가 있다. 수전노는 한자 '수전노'(守錢奴)에서 온 한자어다. 직역하면 '돈을 지키는 노예'라는 뜻이다. '자린고비'도 언뜻 보아 고유어인 것 같지만, '자린'(玼吝), 즉 '좋지 못한 마음이나 인색한 것'에 '주머니'를 뜻하는 방언형인 '고비'가 붙어서 생긴 단어로 해석된다. 그러나 이들은 조...
    Date2011.11.18 Views9369
    Read More
  6. '아낙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로 시작되는 대중가요 '칠갑산'의 가사 중, '아낙네야'를 '여편네야'로 바꾸면 이 노래의 맛은 어떻게 변할까? '아낙네'나 '여편네'나 모두 '부녀자'를 가리키는 것 같지만 그 뜻은 사뭇 다르다. '여편네'를 '결혼한 여자를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하면, '아낙네'는 '남의 집 부녀자를 통속적으로 이르는 말'이란 것이 『표준국어대사전』의 뜻풀이다. '여편네'가 '여편'과 '네'로 분석되듯이 '아낙네'는 우선 '아낙'과 '네...
    Date2011.11.18 Views8006
    Read More
  7. '색시'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색시’를 ① ‘새색시’ 와 같은 말 ② 아직 결혼하지 아니한 젊은 여자 ③ 술집 따위의 접대부를 이르는 말 ④ 예전에, 젊은 아내를 부르거나 이르던 말의 네 가지 뜻으로 풀이하고 있다. ‘색시’(또는 ‘색씨’)란 단어가 문헌에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 20세기 초인데, 이때에도 다음 예문에서 보듯이 이 네 가지 뜻으로 사용되었다. 동리 게집들은 색시 구경하기와 직조 구경하기에 절망 골하여 <소강절(20세기초)> (①의 뜻) 조선 안의 그 수탄 색시...
    Date2011.11.18 Views8897
    Read More
  8. '바쁘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바쁘다’는 그 뜻이 여러 가지다. 국립국어연구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을 보면 “①일이 많거나 또는 서둘러서 해야 할 일로 딴 겨를이 없다 ②몹시 급하다 ③(주로 ‘-기(가)바쁘게’의 구성으로 쓰여) 어떤 행동이 끝나자마자 곧의 뜻을 나타낸다 ④(북) 힘에 부치거나 참기가 어렵다”의 네 가지 뜻이 있다. ④는 주로 북한과 중국에서 쓰이는 뜻이다. ‘요즈음 놀기 바쁘다’란 말을 들은 남한 사람은 ‘노는 데 정신이 팔려 다른 일을 할 겨를이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
    Date2011.11.17 Views6704
    Read More
  9. '뽐내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뽐내다’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① 의기가 양양하여 우쭐거리다, ② 자신의 어떠한 능력을 보라는 듯이 자랑하다”란 뜻을 가진 단어다. 그래서 “서로 자기가 잘났다는 듯 뽐내고 있었다” “자기의 능력을 뽐내었다”처럼 쓰이어서 ‘잘난 척 하거나 우쭐대는 행동’을 나타내는 동사로 쓰이고 있다. ‘뽐내다’는 언뜻 보아 ‘뽐’과 ‘내다’로 분석할 수 있을 법 한데, ‘내다’는 그 뜻을 알 것 같지만, ‘뽐’은 그 해석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내다’가 타동사이어서 ‘뽐...
    Date2011.11.16 Views7527
    Read More
  10. '어르신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요즈음 ‘어르신’이나 ‘어르신네’란 단어의 사용이 부쩍 늘었다. ‘어르신, 어르신네’ 가 연세에 무관하게 지칭할 수 있고, ‘할아버지’에 비해 더 친근감이 드는 것으로 생각하나 보다. ‘어르신’ 은 원래 남자 노인들께만 썼던 명칭인데, 여자 노인께도 쓰는 것을 보면, 의미의 폭이 넓어진 셈이다. ‘어르신네’는 ‘어르신’에 ‘여편네, 남정네, 복동이네’등에 보이는 접미사 ‘-네’ 가 붙은 것임을 쉽게 알 수 있다. 15세기 국어에서 ‘네’ (원래는 ‘내’ 였다)는 존칭을 나...
    Date2011.11.16 Views5438
    Read More
  11. '맙소사'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요즈음 젊은이들에게서 ‘오 마이 갓 !(Oh, My God!)’ 하는 말을 듣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어쩌다 감탄사까지도 수입해서 쓰게 되었나 하고 씁쓸해 하면서도, 이 말을 우리말로는 무엇이라고 할까를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어머나’ 나 ‘어머’ 로 번역하면 여성들만이 쓰는 감탄사로, ‘어라’로 번역하면 충청도 방언의 감탄사로 해석할 것 같은데, 외국 영화 자막에서는 ‘아이구, 저런!(또는 ‘이런’)’을 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아이구 저런’ 은 어처구니없는 남의...
    Date2011.11.16 Views6914
    Read More
  12. ‘비싸다’의 어원

    필자홍윤표(洪允杓)
    ‘비싸다’의 뜻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옛날의 뜻과 달라진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사전의 뜻풀이를 소개해 두기로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물건 값이나 사람 또는 물건을 쓰는 데 드는 비용이 보통보다 높다’로 풀이되어 있다. 이의 반대말이 ‘싸다’이니까 ‘싸다’는 당연히 ‘~이 보통보다 낮다’의 뜻일 것이다. 그렇다면 ‘비싸다’는 ‘비’와 ‘싸다’로 분석될 수 있음을 대뜸 알아차릴 수 있다. 그렇지만 이 ‘비’의 어원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성싶...
    Date2011.11.16 Views8355
    Read More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 15 Next ›
/ 15
Designed by hikaru10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SketchBook5,스케치북5


361-763 충북 청주시 서원구 충대로 1번지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姜昶錫 (☏ 043-261-2097)
전체 : 1791865   오늘 : 813  어제 : 1281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 Edited by Kang Chang Seok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