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지부지'는 본래 한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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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강창석
hjbj12jpg.jpg"처음에는 엄청난 일을 벌일 듯 요란했으나 결국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할 때의 '흐지부지'란 단어는 한자로 적지 않으므로 얼핏 고유어처럼 보이지만, 본래는 한자어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단어가 가장 먼저 발견되는 문헌은 사전이다. 조선어학회에서 간행한 『큰사전』(1957년)에 올림말 '흐지부지'에 '끝을 마무르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기어 버리는 꼴'이란 풀이가 있는데, 그 풀이 뒤에 괄호를 열고 '시지부지'와 '히지부지'를 첨가해 보이고 있다.

그러나 조선총독부에서 1920년에 간행한 『조선어사전』에는 '흐지부지'란 어형은 올림말에 올라 있지 않고, 대신 '휘지비지(諱之秘之)'란 한자어가 실려 있다. 그 뜻은 '기탄(忌憚)하여 비밀히 하는 것' 즉 '꺼려서 비밀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줄여서 '휘비(諱秘)'라고 한다는 설명도 있다.

이어서 문세영의 『조선말사전』(1938년)에도 이 '휘지비지(諱之秘之)'가 실려 있고, '① 결과가 분명히 나타나지 아니하는 것 ② 꺼려서 비밀히 하는 것'이란 풀이가 있는데, '흐지부지'는 여전히 등재되어 있지 않다.

조선어학회의 큰사전에도 이 '휘지비지(諱之秘之)'는 올림말로 실려 있는데, '남을 꺼려서 몰래 얼버무려 넘김'이란 풀이가 있다. 그리고 준말이 '휘비(諱秘)'라고 되어 있고, '휘비(諱秘)'는 '휘지비지'의 준말로 풀이되어 있다.

이상으로 미루어 볼 때, 한자어 ‘휘지비지(諱之秘之)’가 음이 변하여 ‘흐지부지’가 되고 뜻도 변하여 '확실하게 끝맺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기는 모양'(표준국어대사전)을 나타내는 말이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본래는 한자어였는데 음과 뜻이 변하고 한자로 표기하지도 않아서 고유어처럼 된 단어로는 짐승, 성냥, 사냥, 숭늉, 배웅 등의 예를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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