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군자(梁上君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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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교선

儒林 속 한자이야기  4


41.jpg림(13)에 梁柱가 나오는데 梁(들보 량)과 柱(기둥 주)의 공통점은 木자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木자가 들어간 한자는 그 뜻이 나무와 연계되어 나왔으며 本(뿌리 본),末(끝 말) 등과 같이 木자를 이용하여 추상적으로 만든 일부 한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村(마디 촌),材(재목 재),枯(마를 고),梅(매화 매),棟(마룻대 동)과 같이 木자를 제외한 부분이 음이 된다.

柱자도 마찬가지인데 主(주인 주)자가 들어간 한자는 거의가 住(거처할 주),注(물댈 주),駐(머무를 주) 등과 같이 ‘주’로 발음된다.

梁柱는 (대)들보와 기둥으로 집을 지탱하는 핵심 목재(木材)들이기에 국가나 사회의 중요한 인물을 뜻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의미의 한자어로는 柱石(柱石之臣의 준말)과 棟梁(마룻대와 들보)도 있다.

마룻대는 서까래를 지탱하며 집 중앙을 가로로 버텨 주는 가로 막대이며,들보는 집의 상단부를 받쳐 주는 기둥과 기둥 사이에 얹히는 굵은 나무인데,들보 중에서도 가장 굵고 강한 것이 대들보이다.

우리는 대들보 하면 보통 두 가지 일화를 떠올린다. 하나는 대들보가 이처럼 중요하기에 집을 지을 때 간혹 행하는 ‘대들보 올리는 행사인 上梁式’이다.

이는 家家戶戶(가가호호:집집마다) 그 집을 보호하는 神(귀신 신)이 있는데,그 중에서 제일 높은 신인 상량신(上梁神) 또는 성조(成造)라고도 하는 성주신을 맞이하는 행사로 성주맞이 굿을 하기도 한다. 성주신(상량신)이 가신(家神)으로 모셔지게 된 사연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하늘의 천궁대왕과 옥진부인은 39세가 되도록 자식이 없다가 불공(佛供)을 드려 아들을 낳았는데,이름을 안심국(安心國)이요, 별호(別號:별도의 호칭)를 성조씨(成造氏)라 했다.성조가 15세 되었을 때 인간들이 집이 없어 고생하는 것을 보고는 땅에 내려와 나무를 이용하여 집 짓는 것을 가르쳐 주려 했다.그러나 산신(山神)의 반대로 솔씨 서말 닷되를 산에다 심고 다시 하늘로 올라갔다.그 후 그가 74세였던 어느 날 그가 심었던 소나무가 생각나서 10명의 子女를 거느리고 땅에 내려왔다가 연장을 만들어 인간들에게 집을 지어 주었다.즉 성조가 인간에게 집 짓는 방법을 처음 가르쳐 준 셈이다.그래서 입주신(入住神)인 성주신으로 모셔지게 된 것이라 한다.

또 하나의 일화는 후한서(後漢書)에 전하는‘양상군자(梁上君子)’이다.

후한(後漢) 말 ‘진식’이라는 사람이 태구현의 관리로 있을 때였다.흉년이 든 어느 해에 진식이 방에서 책을 읽는 중에 마침 도둑질하러 방안에 들어왔다가 미처 나가지 못하고 대들보 위에 숨어 있던 도둑을 발견했다.

그러나 진식은 모르는 척하며 아들과 손주들을 불러 “무릇 사람은 스스로 힘써야 하느니라. 나쁜 사람도 본성(本性)이 나쁜 것은 아니고,나쁜 행실이 습관이 되어 나쁜 일을 하게 되는 것이야.예를 들면 지금 저 대들보 위에 있는 군자(梁上君子)처럼 말이다.” 라고 훈계했다.

그러자 이 말에 마음이 찔린 도둑이 내려와 진심으로 사죄했고, 진식은 그를 가엽게 여겨 비단 두 필을 주었다는데, 그 후로 그 현에는 도둑이 없었다고 한다. 이로부터 도둑을 미화하여 양상군자라 부르게 된 것이다.

유림(9)에 나오는 禁府堂上(금부당상:의금부당상관)의 직책을 맡은 사람도 棟梁 중의 한 사람이라 생각된다.

정3품인 통정대부 이상을 당상관, 정3품인 통훈대부 이하 관리를 당하관이라 했는데, 당하관들은 망건(網巾)에 까막관자를 붙인 반면, 당상관들은 옥관자(玉貫子:옥으로 만든 관자)를 붙였다. 그런데 당상관들의 옥관자는 망건에서 떼어 놓아도 좀이 먹거나 변색되거나 또는 전국에 몇 개 되지 않아 잃어버릴 염려도 없었다.

그래서 ‘일이 확실하여 조금도 틀림없다.’라는 의미로 ‘떼어놓은 당상(망건에서 떼어 놓은 옥관자)’이라 하는데,이를 ‘따 놓은 당상’이라 하여 이미 따놓은 벼슬자리를 뜻한 것처럼 잘못 사용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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