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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기픈나모

'설빔'의 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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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홍윤표
출처 http://www.korean.go.kr/nkview/onletter/...nt/04.html


menu04_26.gif 설빔’이란 ‘설날에 몸을 치장하기 위해 새로 장만한 옷이나 모자, 신발 등’을 일컫는 말이다. 오늘날은 설날이라고 해도 어린이들을 위해서나 설빔을 준비하지, 어른들은 거의 설빔을 준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설빔’이란 단어도 얼마 후에는 잊힐지도 모르겠다.

 

‘설빔’이 ‘설날’을 위해 마련하는 것이니까, ‘설’과 ‘빔’으로 분석될 것임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설빔’의 ‘설’은 ‘설날’의 ‘설’일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빔’은 무엇일까?

 

‘빔’은 ‘다’의 명사형 ‘옴/움’의 변화형이다. ‘다’란 동사는 지금은 거의 쓰이지 않는 단어이지만, 이전에는 흔히 사용되었던 단어다. ‘다’는 ‘꾸미다’의 뜻을 가진 동사였다.

 

 榮 비  <1527훈몽자회,하,3a>

 扮 비 반 <1527훈몽자회,하,9b> 衒賣色 겨지븨  어 빋게 야  씨라 <1447석보상절,21:61b>

각시 노라  고 여드라 <1447월인천강지곡,상,18b>

粉과 燕脂와 고로 비 각시 世間ᄉ 風流를 들이더니 <1447월인천강지곡,상,18a>

 위의 예에서 ‘ 어’는 ‘얼굴을 꾸미어’란 뜻이다. 그리고 ‘粉과 燕脂와 고로 비 각시’는 ‘분과 연지와 꽃으로 꾸민 각시’란 뜻이다.

 

이 ‘다’는 가끔 ‘빗다’로도 쓰이었다. ‘-’의 뒤에 자음이 오면 당연히 ‘빗-’으로 쓰이었겠지만, 모음이 올 경우에도 ‘-’이 아닌 ‘빗-’으로도 쓰이었다.

 

위두 오로 빗이시고 보 瓔珞로 莊嚴시고 <1447석보상절,11:29a>

열가짓 됴 이리니 산 것 주기디 아니며 도 아니며 婬欲 아니며 거즛말 아니며 빗난 말 아니며 모딘 말 아니며 두 가짓 말 아니며 앗기고 貪티 아니며 嗔心 아니며 邪曲 봄 아니씨라 <1459월인석보,1,26a>

 舍人은 빗쇼 <1517번역박통사,상,29b> 

 

이 ‘다/빗다’의 명사형은 ‘옴/움’이었다. ‘-옴/-움’은 명사형 접미사이다.

 

란 아니 닷고 오로 오 이 붓그리다니 <1447월인천강지곡,상,44b>

王臣 외디 아니며 使命 외디 아니며 빗난 우믈 願티 아니고 <1464선종영가집언해,하,137b>

王侯를 셤기디 아니샤 그 이 노피 시며 善으로 힘샤 우믈 리고 艱難 조시며 含生 慈念샤 서르 먹디 아니호려 시니 <1464선종영가집언해,하,137a>

 

옴/움’은 앞의 다른 단어와 결합하지 않고도 ‘꾸밈’이란 뜻으로 단독으로도 쓰이었던 단어다. ‘ㅿ’이 사용되었으니까 이 어형은 단연히 15세기에서 16세기 초까지 사용되었던 어형이다. 이 ‘옴/움’은 변화하여 ‘비/비움/비음’으로도 나타난다. 16세기부터 등장하여 20세기까지도 쓰이었다.

 

향 긴 여 다 비에 향내 고 <1586소학언해,2,5a>

오래 끌면 한편으로는 위선 미봉책이 되는 것이 좋겠지만 다른 것과 달라서 혼인 비음을 잔뜩 봉해서 가두어 두고 재판이 끌리는 날이면 추풍나면 하자는 혼인인데 불과 앞으로 한 달 지내어 쓸 물건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 <1948모란꽃,188>

 

다’의 명사형이 현대국어에서 ‘비슴’으로도 등장한다. ‘다’가 ‘빗다’로도 나타나는 것이어서 방언에서 ‘비슴’형은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 현대국어에서 이 어형은 방언형으로 추정된다.

 

한편 마을의 일꾼들은 열흘께까지 나뭇갓을 말끔하게 베어놓고 집집마다 추석 비슴할 대목장을 보기 위하여 제가끔 돈거리를 장만하기에 분주하였다. 그대로 유 선달은 그들을 충동였다. <1935봄봄,161> 

그러나 부친이 아무리 좋은 비슴을 사준다 하더라도 그전에 모친이 그만 못한 것을 해주니만 못하였다. <1935봄봄,162>

안에는 아침상을 물리기 전에 벌써 추석 비슴을 차린 아리들이 대들었다. <1935봄봄,178> 

석림이도 추석비슴을 했다. <1935봄봄,179>

 

‘빔’이란 형태는 18세기부터 나타난다.

 

낭야 위군의 라 바 낭의 번 옥안을 보믈 쳔금티 너겨 구야 엇게 니으며 빔을 가지로 믈 위티 아녀 번 연지분 기 도으샤 아다온 단장을 번득이시면 위군이 예 갈 디 업리이다. <17XX낙선일,038>

 

그런데 이러한 ‘빔’이 앞에 명절이나 특별한 행사를 뜻하는 명사와 결합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에 와서의 일로 보인다. 그래서 이때부터 ‘설빔, 추석빔, 혼인빔, 명절빔, 단오빔’ 등의 단어가 등장하게 된다.

   menu04_26_1.gif
   어떻게 하면 거름을 많이 만들까, 어떻게 하면 가마를 많이 짜서 어린것을 설빔을 해 줄까, 집에 먹이는 소가 밤에 춥지나 아니한가, <1932흙3,259>
   죽은 자식의 수의는 지을지언정 파묻은 자식의 설빔을 짓는 사람은 없겠네그려? <1933삼대,037>
   설빔옷이 다 드러웟는 데 새옷 해준다니 업어다 주까 <1939임거정,314>
   또 그보다 당장 오늘 게섬의 설빔으로 은가락지 한 벌을 사고 영초 당기 한 감을 사 가지고 가야 하리라고 상제는 곰곰 궁리하였다. <1942탑,354>

   menu04_26_2.gif
   혼인빔으로 사옷을 모다 진짜로만 골라서 구비하게 만들어 둔 중에서 동경서도 여자는 외출할 때도 조선옷을 입기에 골라 가지고 온 것이었다. <1948모란꽃,325>
   집으로 다시 와서 아침을 먹는 상 곁에서 모친이 이야기를 하여주는 것으로 그동안 지낸 경과와 혼인빔도 대충 마련해서 바누질을 불뿔히 맡겨 놓았다는 것은 알았다.<1956화관,359>
   신문에 보면 약을 먹으려는 사람도 이런 순서를 밟았지마는, 혼인빔을 차리는 것을 보고, 첫째 그 옷은 누구더러 입으라고 약을 먹는 색씨도 있을까? <1956화관,365>

   menu04_26_3.gif
   추석빔이나 차리듯이 옷 마련하기에 세 식구가 전력을 쓰고 있는 것이다. <1954취우,350>

   menu04_26_4.gif
   친이 살았을 때 같으면 벌써 며칠 전부터 추석이 언제냐고 손꼽아 기다리며 명절 비슴을 해달라고 졸랐으련만, 다른 애들이 미리부터 좋아라고 날뛰는 것을 보아도 인제는 심드렁해질 뿐이었다. <1935봄봄,162>

   menu04_26_5.gif
   외구지 망낭고모가 까치저고리와 꽃버선을 기워오고 오금정 늙은 이모는 화장수한데서 산 딸냉이와 백통방울이며 깁새로 단오빔을 해가지고 저녁 차로 왓다. <1933닭이가,157>

특별히 꾸미기 위해 차리는 것이 있는 날에는 ‘빔’이 연결되고, 그렇지 않은 날에는 ‘빔’이 연결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회갑빔, 돌빔’ 등이 사용되지 않는 것은 아마도 ‘빔’이 한자어에 밀려났기 때문일 것이다. ‘혼인빔’이란 단어가 오늘날 ‘혼수’(婚需)에 밀려 사라져 가고 있는 것도 그러한 예이다.

 

그렇다면 옛 사람들은 ‘빔’으로 무엇을 준비하였을까? ‘빔’은 대부분 옷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설빔옷’이란 단어도 생겨난 것이다. 그러나 위의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은가락지, 댕기’ 등도 나타난다.

 

‘설빔’의 ‘설’은 ‘설날’의 ‘설’인데, 이 ‘설’은 15세기에는 ‘나이를 세는 단위’로도 사용되었다. 그래서 오늘날 ‘일곱 살’은 ‘닐곱 설’이었었다.

 

 그 아기 닐굽 설 머거 아비 보라 니거지라 대 <1459월인석,8,102a>

섿재 아기 여슷설 머거 잇니<1471삼강행,열31b>

여듧 설에 비로소 글을 치고 <1737어내훈,이,6b>

그러다가 16세기에 이 ‘설’로부터 ‘살’이 파생되었는데, 이 ‘살’은 ‘나이를 세는 단위’의 뜻을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한 살, 두 살’이라고 하게 되었는데, 나이를 말할 때, 왜 ‘두 살을 먹다’처럼 ‘먹다’가 쓰이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혹자는 설날에 ‘떡국’을 먹어서 그렇다고 하는데, 신빙성이 없는 민간어원설일 뿐이다.

 

다살 머근 아기 리고 三年을 아나죄 무덤겨틔 나디 아니더니 <1514속삼강,열,19a>

열두 살로셔 아로 어린 겨집을 通奸면  絞고 <1658경민해,15a>

‘설빔’은 ‘설+빔’으로 구성되었지만, ‘빔’은 원래 ‘꾸미다’란 듯을 가진 동사 ‘다’의 명사형인 ‘옴’으로부터 변화한 어형이다. ‘옴 > 비옴 > 비음 > 빔’의 과정을 거친 것이다. ‘설빔’은 ‘설날에 꾸밈’, 또는 ‘설날에 장식하는 것’을 뜻한다. 20세기에 와서 ‘설빔, 혼인빔, 단오빔, 추석빔, 명절빔’ 등과 같이 잘 차리는 날의 명칭과 함께 ‘빔’이 결합되어 쓰이었지만, 오늘날은 그러한 명칭은 거의 다 사라지고 ‘설빔’에만 그 잔존형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얼마 안 있어서 ‘설빔’이란 어휘도 사라질 운명에 있는 것으로 보여,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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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벨:0]紅山 2009.02.03 23:58
    고구려본기에 보면 位宮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 > 비스,빔

    //의 원래 의미는 ㅅ구미고 속이고 하는 것이리라, 여하튼 位宮은 낙랑지역의 한인들의 인식이었다는 것이다.
    宮을 흉내내고 있으니

    人部
         wei4   列中庭之左右謂之位。从人、立。   于備切  
    거성은 운미 -s가 남북조시대까지 이어진다.

  • ?
    [레벨:0]紅山 2009.02.04 00:11
    흉내의 어원은 어떤 것일까?

    흉내  < ㅍㅇㅠ나ㅣ

    흉을 본다 즉 옴을 빔을 보고 이러쿵 저러쿵 한다는 것이다. 

    맨날 15세기까지만 소급하지 말고 하나라도 고대 려어에 소급하는 이바구는 할 수 없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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