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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휘기픈나모

곤카쓰 열풍의 끝은? (기사)

by 강창석 on Jul 26,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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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http://news.joins.com/article/989/370098...list|list1
20090602205840_1.jpg일본에서는 매년 연말 ‘유행어 대상’이 발표된다. 그해 사회상을 가장 잘 반영한 신조어를 선정하는데 지난해엔 마흔 전후의 싱글여성을 뜻하는 ‘아라포(アラフォ-)’와 뇌물 전달 장소로 쓰였다는, 맥주·안주가 비치된 공무원 전용택시 ‘이자카야 택시(居酒屋タクシ-)’ 등이 뽑혔다.

올해는 연말이 다가오기도 전에 ‘유행어 대상’이 거의 결정 난 분위기인데 지난해 『혼활시대』라는 책에 처음 등장해 요즘 일본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신조어 ‘곤카쓰(婚活·혼활)’가 그것. ‘곤카쓰’는 ‘게콘카쓰도(結婚活動·결혼활동)’의 준말로, 취업을 앞둔 청년들이 취업활동(就活·슈카쓰)에 나서듯 요즘 같은 ‘결혼 빙하기’엔 결혼 역시 준비하고 노력해야 얻을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주장이다.

흔히 한국 사람들의 ‘냄비 근성’을 이야기하지만 호들갑 떠는 걸로 치자면 일본인들도 만만치 않다. ‘혼활’이라는 말이 나오자마자 혼활바(Bar)에 혼활 전문 피부관리실, 야구장의 혼활 전용석 등이 순발력 있게 등장했다. 그중 가장 어이없는 것은 ‘혼활용 브래지어’. 화려한 레이스 장식의 이 브래지어엔 결혼을 향한 카운트다운 액정시계가 붙어 있고 중앙에는 약혼반지가 들어 있다.

결혼할 남자를 만나 반지를 꺼내면 시계가 멈추고 웨딩마치가 흘러나온다나 뭐라나. 게다가 혼활 중 괜찮은 남자를 만났을 때 건네주는 ‘프로필이 적힌 손수건’도 달려 있는 데다 브래지어 양쪽엔 혼인신고서를 작성할 때 쓰는 볼펜과 도장을 꽂는 구멍도 있다. 맘에 드는 남자를 만나면 브래지어를 주섬주섬 뒤져 손수건을 꺼내라는 얘기? 볼펜과 도장이 거치적거려 과연 입고 다닐 수나 있을까?

엔터테인먼트 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영화사들은 미혼 남녀를 초청해 ‘혼활 시사회’를 앞다퉈 열고, 결혼을 컨셉트로 내세운 아이돌그룹도 등장했다. NHK는 4월부터 결혼과 이혼을 그린 드라마 ‘곤카쓰 리카쓰(婚活離活)’를, 후지TV는 황금시간대인 ‘게쓰쿠(月9·월요일 9시)’에 혼활에 나선 돈가스집 아들의 이야기 ‘곤카쓰(婚カツ)’를 방영했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렇게 난리를 치며 만든 드라마들이 결국 형편없는 시청률로 끝났다는 사실. 특히 ‘곤카쓰’는 국민 아이돌 ‘스마프(SMAP)’의 나카이 마사히로라는 대형 카드를 내세웠음에도 ‘게쓰쿠 사상 최저’라는 최종회 8.8%의 시청률로 막을 내렸다.

실패의 원인은 다양하겠지만 황당한 결론을 빼놓을 수 없다. ‘곤카쓰’에서 의욕적으로 혼활에 나섰던 주인공은 결국 오랜 시간 자신을 지켜봐 준 동네 친구와 결혼한다. ‘곤카쓰 리카쓰’의 주인공은 결국 상대를 찾는 데 실패하고 ‘행복은 내 안에 있는 것’ 등의 뻔한 대사를 읊조리며 끝을 맺는다. 결혼도 취업처럼 노력하라더니 결론은 ‘진정한 짝은 가까운 데 있다’ ‘중요한 건 조건이 아니라 마음’이라니, 지금 장난하나 장난해?

아무리 ‘결혼도 취업과 똑같아’라고 말해도 마음이 달린 일이기에 혼활 남녀도, 그들을 주인공으로 한 드라마도 우왕좌왕한다. 애당초 혼활 의욕 따윈 없고, 그저 TV나 보며 구시렁대는 ‘건어물녀’는 드라마 속 한 장면에 괜스레 열광했다. 부모들이 시집·장가 못 가는 아들딸들의 프로필을 대형 화면에 비추며 프레젠테이션하는 ‘부모 대리 맞선’ 현장. “앗, 저거 괜찮은걸? 엄마·아빠, 분발 좀 해 주시면 안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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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석(姜昶錫, Kang Chang 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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