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가 동하다' 는 표현에 관해서 질문 있습니다.

by 정상훈 on Jan 2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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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선생님. 벌써 새해가 한참이나 지났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이렇게 게시판에 글을 올리게 된 것은 질문이 있어서입니다. 전 방학에 창비에서 나온 이광수와 김동인의 단편집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서 나온 문장의 해석에 의문을 가지게 되어서 이렇게 선생님께 여쭤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문제를 삼고 싶은 것은 이광수의 '무명'이란 작품입니다. 거의 나오는 것 중에 회를 동하다라는 뜻의 해석입니다. 우선 본문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도무지 민이 의사가 이르는 말을 아니 듣는다는 말, 먹으라는 약도 아니 먹는다는 둥, 천하에 깍쟁이라는 둥, 민의 코끝이 빨간 것이 죽을 때가 가까워서 회가 동하는 것이라는 둥, 민의 아내에게는 벌써 어떤 젊은 놈팡이가 붙었으리라는 둥, 한량없이 이런 소리를 하였다. -108P

흥, 게다가 또 육회여? 멀건 미음두 안 내리는 배때기에 육회를 먹어? 금방 뒤어지게. 그렇지 않어도 코끝이 빨간데. 벌써 회가 동했어. 그렇게 되구 안 죽는 법이 있나?" -111P


여기서 사용된 회가 동했다는 표현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책에서는 이 문장의 뒷부분의 해석을 다음과 같이 해 놓았습니다.

회(蛔)가 동하다 : 구미가 당기거나 무엇을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다.

저는 그러나 이런 해석을 적용해보고, 의미가 명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우리가 일반적으로 회가 동하다고 할 때는 이 해석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했을 때, 적어도 이 소설에서 '회가 동하다'는 표현은 사실상 원래의 본질적 의미인 "회충 등이 요동치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코끝이 빨갛다고 하는 신체적 증후'와 '회가 동하다'는 것은 의미적 연관성이 있지만, '코끝이 빨간 것'과 '무엇을 하고 싶다는 것'은 의미적 연관성이 희박하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지금과 달리 그 당대의 시기(일제하)에는 회충등이 지금보다 많았을 것이고, 코끝이 빨개지는 것과 회충의 연관성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여기서 들어난 이야기들이 사실이라고 가정할 때, 죽은 때가 가까워지면 코끝이 빨개진다는 것은 다음과 같이 볼 수 있습니다. 죽을 때가 가까워진다는 것은 기생충의 입장에서 봤을 때, 숙주의 사멸을 의미하고, 이는 기생충들에게 새로운 숙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점에서 기생충들은 숙주의 이동을 원활히 하기 위해서 피부 가까이로 옮길 것이고, 그로 인해서 피부가 빨갛게 변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점들이 사람들에 의해서 관찰되면서 이런 관찰적 지식이 소설 속에서 사용된 것이라 봅니다.

그러나 전 저의 이런 생각이 과연 맞는 것인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서, 이 부분에 대해서 명확하게 결론을 내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Who's 정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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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 서두르라 (Festina lente).

'안티고네'라는 그리스 희곡에 나오는 말. 로마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좌우명으로 알려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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