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기록

훈민정음(訓民正音) 정인지(鄭麟趾) 序文

by 강창석 on Oct 04,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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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정인지(鄭麟趾)
정인지묘.jpg1. 자료 해설  
鄭麟趾는 세종의 명을 받아 [訓民正音(解例)]을 집필한 8명의 신하 중에서  연령이나 관직이 가장 높았다. 그래서 그가 해례 편찬자를 대표하여 序文을 쓴 것으로 보이며, 정인지가 쓴 글은 『訓民正音』책의 맨 끝에 붙어 있다.

우리는 정인지의 서문을 통해 훈민정음의 창제 이유와 주체 그리고 解例를 편찬하게 된 경위와 편찬자의 인적 사항(崔恒 등 8인) 등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이 글은 세종실록(28년 9월조, 권113)에도 실려 있다.

2. 鄭麟趾 序文 원문  
有天地自然之聲. 則必有天地自然之文. 所以古人因聲制字. 以通萬物之情. 以載三才之道. 而後世不能易也. 然四方風土區別. 聲氣亦隨而異焉. 盖外國之語. 有其聲而無其字. 假中國之字以通其用. 是猶柄鑿之서어也. 豈能達而無애乎. 要皆各隨所處而安. 不可强之使同也. 吾東方禮樂文章. 擬華夏. 但方言俚語. 不與之同. 學書者患其旨趣之難曉. 治獄者病其曲折之難通. 昔新羅薛聰. 始作吏讀. 官府民間. 至今行之. 然皆假字而用. 或澁或窒. 非但鄙陋無稽而已. 至於言語之間. 則不能達其萬一焉. 癸險. 我殿下創制正音二十八字. 略揭例義以示之. 名曰訓民正音. 象形而字倣古篆. 因聲而音犀七調. 三極之義. 二氣之妙. 莫不該括. 以二十八而轉換無窮. 簡而要. 精而通. 故智者不終朝而會. 愚者可浹旬而學. 以是解書. 可以知其義. 以是聽訟. 可鎰其情. 字韻則淸濁 之能辨. 樂歌則律呂 之克諧. 無所用而不備. 無所往而不達. 雖風聲鶴려. 鷄鳴狗吠. 皆可得而書矣. 遂命詳如解釋. 以喩諸人. 於是. 臣 與集賢殿 應敎臣崔恒. 副校理臣朴彭年. 臣申叔舟. 脩撰臣成三問. 敦寧府 注簿 臣姜希顔. 行 集賢殿副脩撰臣李塏. 臣李善老等. 謹作諸解及例. 以敍其梗 . 庶 使觀者不師而自悟. 若其淵源精義之妙. 則非臣等之所能發擇也 . 恭惟我殿下. 天縱之聖 制度施 爲超越百王. 正音之作. 無所祖述. 而成於自然. 豈 以其至理之無所不在. 而非人爲之私也. 夫東方有國. 不爲不久. 而開物成務之大智. 盖有待於今日也歟.
正統十一年九月上澣.資憲大夫禮曺判書集賢殿大提學知春秋館事世子右賓客 臣鄭麟趾 拜手稽首謹書  

정인지서.jpg3. 鄭麟趾 序文 번역문

예조 판서 정인지(鄭麟趾)의 서문에,

“천지(天地) 자연의 소리가 있으면 반드시 천지 자연의 글이 있게 되니, 옛날 사람이 소리로 인하여 글자를 만들어 만물(萬物)의 정(情)을 통하여서, 삼재(三才)의 도리를 기재하여 뒷세상에서 변경할 수 없게 한 까닭이다. 그러나, 사방의 풍토(風土)가 구별되매 성기(聲氣)도 또한 따라 다르게 된다.

대개 외국(外國)의 말은 그 소리는 있어도 그 글자는 없으므로, 중국의 글자를 빌려서 그 일용(日用)에 통하게 하니, 이것이 둥근 장부가 네모진 구멍에 들어가 서로 어긋남과 같은데, 어찌 능히 통하여 막힘이 없겠는가. 요는 모두 각기 처지(處地)에 따라 편안하게 해야만 되고, 억지로 같게 할 수는 없는 것이다.

우리 동방의 예악 문물(禮樂文物)이 중국에 견주되었으나 다만 방언(方言)과 이어(俚語)만이 같지 않으므로, 글을 배우는 사람은 그 지취(旨趣)의 이해하기 어려움을 근심하고, 옥사(獄事)를 다스리는 사람은 그 곡절(曲折)의 통하기 어려움을 괴로워하였다.

옛날에 신라의 설총(薛聰)이 처음으로 이두(吏讀)를 만들어 관부(官府)와 민간에서 지금까지 이를 행하고 있지마는, 그러나 모두 글자를 빌려서 쓰기 때문에 혹은 간삽(艱澁)하고 혹은 질색(窒塞)하여, 다만 비루하여 근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언어의 사이에서도 그 만분의 일도 통할 수가 없었다.

계해년 겨울에 우리 전하(殿下)께서 정음(正音) 28자(字)를 처음으로 만들어 예의(例義)를 간략하게 들어 보이고 명칭를 훈민정음(訓民正音)이라 하였다. 물건의 형상을 본떠서 글자는 고전(古篆)을 모방하고, 소리에 인하여 음(音)은 칠조(七調)에 합하여 삼극(三極)의 뜻과 이기(二氣)의 정묘함이 구비 포괄(包括)되지 않은 것이 없어서, 28자로써 전환(轉換)하여 다함이 없이 간략하면서도 요령이 있고 자세하면서도 통달하게 되었다.

그런 까닭으로 지혜로운 사람은 아침나절이 되기 전에 이를 이해하고, 어리석은 사람도 열흘 만에 배울 수 있게 된다. 이로써 글을 해석하면 그 뜻을 알 수가 있으며, 이로써 송사(訟事)를 청단(聽斷)하면 그 실정을 알아낼 수가 있게 된다.

자운(字韻)은 청탁(淸濁)을 능히 분별할 수가 있고, 악가(樂歌)는 율려(律呂)가 능히 화합할 수가 있으므로 사용하여 구비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어디를 가더라도 통하지 않는 곳이 없어서, 비록 바람소리와 학의 울음이든지, 닭울음소리나 개짖는 소리까지도 모두 표현해 쓸 수가 있게 되었다.

마침내 해석을 상세히 하여 여러 사람들에게 이해하라고 명하시니, 이에 신(臣)이 집현전 응교(集賢殿應敎) 최항(崔恒), 부교리(副校理) 박팽년(朴彭年)과 신숙주(申叔舟), 수찬(修撰) 성삼문(成三問), 돈녕부 주부(敦寧府注簿) 강희안(姜希顔), 행 집현전 부수찬(行集賢殿副修撰) 이개(李塏)·이선로(李善老) 등과 더불어 삼가 모든 해석과 범례(凡例)를 지어 그 경개(梗槪)를 서술하여, 이를 본 사람으로 하여금 스승이 없어도 스스로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 연원(淵源)의 정밀한 뜻의 오묘(奧妙)한 것은 신(臣) 등이 능히 발휘할 수 없는 바이다. 삼가 생각하옵건대, 우리 전하(殿下)께서는 하늘에서 낳으신 성인(聖人)으로써 제도와 시설(施設)이 백대(百代)의 제왕보다 뛰어나시어, 정음(正音)의 제작은 전대의 것을 본받은 바도 없이 자연적으로 이루어졌으니, 그 지극한 이치가 있지 않은 곳이 없으므로 인간 행위의 사심(私心)으로 된 것이 아니다.

대체로 동방에 나라가 있은 지가 오래 되지 않은 것이 아니나, 사람이 아직 알지 못하는 도리를 깨달아 이것을 실지로 시행하여 성공시키는 큰 지혜는 대개 오늘날에 기다리고 있을 것인져.”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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