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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노라’인가, ‘내로라’인가?

by 강창석 on Oct 2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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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임동훈
출처 http://www.korean.go.kr/nkview/news/11/11_4.htm

kar19.jpg “___하는 사람들이 모두 모였다”라고 표현할 때 밑줄 친 부분에 들어갈 말로 ‘내노라’가 맞는지, ‘내로라’가 맞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 자리에 ‘내로라’를 써야 옳다. 비록 많은 사람들이 ‘내노라’라고 쓰기도 하나 이는 ‘내로라’의 뜻과 구조가 투명하게 인식되지 않아 “내 놓으라!”라는 뜻이 쉽게 연상되는, 그리하여 대단한 사람을 가리킬 법한, ‘내노라’로 잘못 쓴 것일 뿐이다.

 

‘내로라’는 “나다” 하며 자신을 높은 양 내세우는 말

 

‘내로라’는 기원적으로 대명사 ‘나’에 서술격조사 ‘이-’, 주어가 화자와 일치할 때 쓰이는 선어말어미 ‘-오-’(흔히 의도법 선어말어미나 1인칭 선어말어미라 불린다), 평서형종결어미 ‘-다’가 차례로 결합된 형식으로서[(1) 참조], 마치 “나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높은 양 내세우는 모습을 표현한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이 쓰인 중세국어에서는 서술격조사 ‘이-’ 뒤에서 선어말어미 ‘-오-’가 ‘-로-’로 바뀌고, 선어말어미 ‘-오-’ 뒤에서 평서형종결어미 ‘-다’가 ‘-라’로 바뀌는 현상이 있어서, ‘{나}+{이-}+{-오-}+{-다}’는 ‘나+이-+-로--라’, 즉 ‘내로라’로 실현되었다[(2) 참조]. 이를 표로 보이면 다음과 같다.

 

(1) ‘내로라’의 구성 요소: {나} + {이-} + {-오-} + {-다}

(2) ‘내로라’의 실현 과정: {나} + {이-} + {-오-} + {-다} ⇒ 나 + 이- + -로- + -라 ⇒ 내로라

 

물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내로라’가 아니라 ‘내노라’로 쓰는 데에는 일정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나는 ‘내로라’에 들어 있는 선어말어미 ‘-오-’가 현대국어에서는 쓰이지 않는 것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서술격조사 뒤에서 ‘-오-’가 ‘-로-’로 바뀐 현상 자체가 매우 특수한 것이어서 ‘내로라’의 구조를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점이다.

 

‘내로라’의 ‘-로라’는 ‘가노라’의 ‘-노라’와 같은 종류의 어미

 

그러나 ‘내로라’에 쓰인 선어말어미 ‘-오-’가 근대국어 들어 사라졌으나 그 화석은 현대국어에 몇몇 남아 있다. “하노라고 한 것이 이 모양이다”나 “나 이제 가노라. 저 거친 광야에”(노래 ‘아침이슬’ 중에서)에 보이는 ‘-노라’가 바로 그것이다. 이때의 ‘-노라’는 모두 그 주어가 1인칭(즉 화자와 일치하는 인물)이고 사태에 대한 기술이 다소 주관적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위에서 ‘-노라’는 현재시제를 나타내는 ‘-느-’에 어미 ‘-오라’가 결합한 것인데, 이때의 ‘-오라’는 우리가 (1)에서 보았듯이 선어말어미 ‘-오-’와 평서형종결어미 ‘-라’(‘-오-’ 뒤에 오는 ‘-다’의 변이형)로 구성된 형식이다. 그런데 ‘-노라’가 ‘-느-’와 ‘-오라’로 구성되었다는 이러한 논의는 ‘내로라’에 쓰인 ‘-로라’와 ‘-노라’가 같은 부류의 어미임을 보여 준다. ‘-로라’의 ‘-로-’는 서술격조사 뒤에서 선어말어미 ‘-오-’가 불규칙하게 변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국어에서 ‘-느-’는 동사 어간 뒤에만 나타날 뿐 형용사나 서술격조사의 어간 뒤에는 나타나지 못한다는 제약이 있다. 따라서 ‘-오라’라는 어미는 그 어간의 품사가 동사냐, 형용사냐, 서술격조사냐에 따라 ‘-노라(<-느-+-오라)’, ‘-오라’, ‘-로라’로 나타난다고 정리할 수 있다(물론 현대국어에서는 ‘-노라’와 ‘-로라’만 남아 있다).

 

‘-노라’와 ‘-로라’가 쓰이는 예에는 “각 분야에서 내로라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 모두들 자기 책임이 아니로라 우기기만 한다”나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의 이름을 부르노라” 따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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