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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에 맞는 언어 예절은?

by 강창석 on Nov 28,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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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세중
출처 http://news.korean.go.kr/online/see/stor...dx=21&

인간은 동물에게는 없는 것을 가지고 있다. 바로 언어이다. 사람은 혼자 살기 어렵고 다른 사람과 어울려 살 수밖에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며 언어를 사용하고, 언어를 통해 다른 사람을 대우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참으로 다양한 관계가 있는데, 각 관계마다 그에 어울리는 언어 예절이 있다. 특히 한국어는 그 정도가 유난히 심해서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매우 잘게 나누고 각 관계에 적합한 호칭과 지칭을 마련해 두고 있다. 따라서 예절 바른 사람이라는 말을 듣기 위해서는 언어 예절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시대와 세태에 따라 변하는 언어 예절

 

언어 예절도 시대에 따라 세태에 따라 바뀐다. 만일 100년 전의 예법을 갖고 지금도 그대로 따르라고 한다면 무리가 아닐 수 없다. 오늘날에 와서 '아빠'라는 말이 당시에는 없었고 새로 생긴 말이라고 하며 당시의 잣대를 들이대서 지금 그 말을 써서는 안 된다고 하면 누가 수긍할 수 있을까. ‘아빠’라는 호칭은 이전에는 대부분 어린 아이들이 쓰던 말이었지만 차츰 사용하는 연령대가 높아지면서 최근엔 성인들마저 본인의 아버지를 "아빠!"라고 부르는 이들이 많아졌다. 특히 여성들에게서 이러한 경향이 강하다.
이렇게 세상의 변화에 따라 언어 예절도 함께 요동치다 보니 사람들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1990년, 현실에 맞는 표준 언어 예절을 정리한다는 기획 하에 일간신문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고 거듭된 전문가들의 토의를 거쳐 1991년 표준 화법안을 만들었다. 일년 여의 시간 동안 이를 조금 더 다듬고 국어심의회 심의를 통과해 1992년, 표준 화법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표준 화법은 <우리말의 예절>이라는 책으로도 출판되어 대중들에게 널리 읽혔다.

 

호칭1.jpg 표준 화법, 20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나?

 

표준 화법이 만들어진 지도 벌써 20년이 되어 간다. 국립국어원에서는 1992년에 만들어진 표준 화법이 이제는 맞지 않게 된 부분은 없을까 반성해 보게 되었다. 2009년 언어 예절에 관한 시범 조사를 진행하고 2010년에는 본격적인 실태 조사를 했다. 조사 결과를 보니 과연 1992년에 만들어 놓은 표준 화법과 20년 가까이 흐른 지금의 언어 실태는 꽤 큰 차이가 있음이 드러났다. 몇 가지 예를 들면 이러한 것들이다.
1992년의 표준 화법에서는 여동생이 언니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서 '형부'는 인정했지만, 언니가 여동생의 남편을 부르는 말로 쓰이는 '제부'는 특정 지역에서만 쓰는 말이라고 하여 인정하지 않았다. 당시의 표준 화법에 의하면 여자가 자기 여동생 남편을 호칭할 때는 '○ 서방' 또는 '○ 서방님'이라고 부르고 남에게 가리켜 말할 때는 '내/제 동생 남편'이라고 해야 한다. 그러나 실태 조사를 해 보니 여동생의 남편을 '○ 서방'이나 '○ 서방님'이라고 부르는 경우는 많지 않았고, '제부'라고 부르는 경우가 월등히 많았다. 지칭할 때도 '내/제 동생 남편'이라고 하지 않고 역시 '제부'라고 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다. 1992년에는 인정하지 않았던 여동생의 남편을 이르는 '매제'라는 말도 실태 조사 결과 현재 널리 쓰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이 아내를 지칭할 때 

 

1992년 표준 화법에서는 아내를 가리키는 말로 '집사람', '안사람', '처'를 인정하고 '와이프'는 쓰지 말아야 할 말로 정했지만, 실태 조사 결과 많은 사람이 '와이프'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 층에서는 '와이프'를 '집사람', '안사람', '처' 보다 더 많이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표준 화법에서 노년층을 대상으로 남편, 아내를 부르는 말로 제시한 '영감', '임자'라는 호칭은 조사 결과 현재 별로 쓰이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칭2.jpg 여동생의 남편을 부를 때

 

이러한 규범과 현실의 차이는 우리에게 큰 숙제를 던져 주고 있다. 규범과 사뭇 다른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 교육과 홍보를 통해서 계도를 해나가야 할 것인지, 아니면 현실을 수용해서 규범 자체를 바꿀 것인지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물론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따져 보아야지 어느 한쪽으로 결론지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표준 화법 보완 자문 위원들의 고민

 

국립국어원은 2011년 4월 국어학자, 언론인 등 10명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표준 화법 보완 자문 위원회를 구성하여 이 문제에 관해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 자문 위원회에서 초안을 마련하면 올 8월쯤에는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할 것이다. 그리고 난 후 보완된 표준 화법안을 국어심의회 심의를 거쳐 확정되면 개정된 표준 화법을 널리 보급할 예정이다. 이렇게 개정된 표준 화법은 우리 사회 언어 예절의 최대 공약수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사실 실생활에서 가족, 친인척을 포함하여 가까운 사이끼리 서로를 편하게 부르는 말이 있다면 그것이 비록 표준 화법에 맞지 않다고 하더라도 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나 타인과 함께하는 자리에서는 제대로 된 표현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 때 표준 화법에서 제안하는 호칭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외국인들이 상황에 맞는 적확한 한국어를 배울 때도 요긴하게 표준 화법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절이란 것은 법처럼 정확히 선을 그을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 사람마다 조금씩 생각이 다를 수 있는 문제이다. 딱 잘라 경계 지을 수 없는 예절의 최대 공약수를 마련해야 하는 표준 화법 보완 자문 위원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국어 어문 규범 우리 말(한국어)과 글에 관한 여러 가지 규범에 관한 자료입니다.
표준어 규정은 말(발음)에 관한 규범이고, 한글맞춤법, 외래어표기법, 국어의로마자표기법은 글(문자표기)에 대한 규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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